60개국에 2만개의 점포를 보유한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지난해 117억달러(12조9,5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2억달러(1조3,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독 영국에서만은 매년 손실을 보고 있다.
불패신화를 자랑하는 스타벅스가 왜 영국에서만 장사를 망친 걸까. 로이터통신이 15일 이유를 분석했다. 스타벅스가 세율 높은 영국에서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 손해가 난 것으로 실적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3년간 영국 735개 매장에서 12억파운드(2조1,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손실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맥도날드가 8,000만파운드(1,423억원), KFC가 3,600만파운드(640억원)를 법인세로 낸 것과 대조적이다.
스타벅스는 주주나 투자자들에게는 줄기차게 "영국에서 이익이 난다"고 설명하면서도 영국 세무 당국에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신고하는 이중 플레이를 했다. 로이터통신은 스타벅스가 다른 유럽 국가의 계열사 매출을 높게 잡는 식으로 영국 매출을 줄인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의 6%를 지적재산권 로열티로 산정해 세율이 낮은 나라의 계열 법인으로 이전하는 것도 하나의 수법이다.
영국법상 이런 행위가 명확히 불법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역대 영국 정부가 다국적 기업 일자리 유치를 위해 관련 세제를 느슨하게 유지해 온 것이 이유로 꼽힌다. 법적으로 보면 탈세라기보다 절세 쪽에 가깝다.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에 매출을 몰아주는 아마존, 아일랜드 법인에 수익을 이전하는 페이스북도 같은 방식으로 영국에서 법인세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윤리경영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이들 기업이 허술한 법망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비판론이 제기된다. 마이클 미처 하원의원은 "이런 수법은 명백히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며 "스타벅스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조세회피방지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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