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선발 투수 라이언 보겔송(35)이 메이저리그 데뷔 1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첫 승을 올렸다.
보겔송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7이닝 4안타 2볼넷 1실점 호투로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1승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보겔송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팀 최초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한 투수가 됐다. 보겔송이 포스트시즌에서 1승을 따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0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보겔송은 2006년까지 통산 10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입지가 불안한 탓에 '가을의 고전' 등판은 꿈도 꾸지 못했다.
보겔송은 결국 2007년 일본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겼다. 그러나 활약은 미미했다. 한신에서 2년 동안 7승6패 평균자책점 4.13에 그쳤다. 2007년 당시에는 요미우리 이승엽(삼성)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2009년 오릭스로 둥지를 옮겼지만 3승4패 평균자책점 3.99의 성적을 남기고 퇴출 통보를 받았다.
보겔송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마이너 계약을 했지만 빼어난 구위와 제구력을 바탕으로 눈 도장을 받았다. 선발로 나가 13승7패와 평균자책점 2.71로 가능성을 봤고, 올 시즌에도 14승9패와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다. 또 처음 오른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보겔송은 1-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투수 크리스 카펜터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다. 방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그러나 보겔송은 금세 안정을 되찾고 7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보겔송이 호투하자 팀 타선 역시 힘을 냈다. 상대 실책 2개와 3안타 1볼넷을 묶어 대거 4점을 뽑았다. 8회 1사 만루에서는 2번 대타 라이언 테리오트가 유격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반면 포스트시즌 통산 10승을 거둔 '가을 사나이' 카펜터는 4이닝 6안타 5실점(2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양 팀의 3차전은 18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샌프란시스코는 맷 케인, 세인트루이스는 카일 로시를 3차전 선발로 내보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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