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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6일] 아프리카를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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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6일] 아프리카를 다시 보자

입력
2012.10.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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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닷새동안 올해 유엔 총회에 참석해 40여차례의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그 중 13개 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유엔 회원국 수의 30%를 차지하는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은 주요 국제무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금번 유엔 총회도 아프리카의 힘과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 아프리카 외교장관들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점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을 자신들의 국가발전을 위한 롤 모델 및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의 관계 증진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잠비아의 루빈다 외교장관은 한국이 아프리카처럼 제국주의 침탈에 의한 식민 통치를 당했으며, 한국전쟁후 아프리카 국가보다 적은 1인당 GDP 수준에서 국가 재건을 시작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한 한국이 1인당 GDP 2만달러를 넘어선 원조 공여국이 되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낸 것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아프리카인들이 한국의 성공신화를 거론하면서 자신들도 희망을 갖게됐다고 하는 이 부분이 바로 우리의 대아프리카 외교를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소프트파워라고 할 수 있다. 1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한-아프리카 포럼'은 우리의 성공 경험을 아프리카와 공유하는 한편 실질협력 확대를 통해 아프리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협력마당이 될 것이다.

한-아프리카 포럼은 외교장관급 회의를 중심으로 하고, 민간전문가, NGO 등도 참여하는 민관 공동 참여 포럼이다. 2006년 출범이래 매 3년마다 개최되고 있으며, 그간 우리의 대아프리카 외교의 핵심 채널로서 유용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9년 제2차 포럼에서 우리는 대아프리카 ODA 2배 증액(2008년대비), 아프리카 연수생 5,000명 초청, 해외봉사단 1,000명 파견 등 아프리카와의 실질협력 관계 증진의 기초가 될 개발협력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연합(AU)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3차 포럼에서는 개발원조, 통상ㆍ투자, 평화ㆍ안보 등 3개 주제가 논의될 것이다. 또한 포럼 계기에 진행될 약 15차례의 양자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 각국의 협력관계 강화 방안은 물론 UN 개혁,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1990년대에 경제위기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프리카 지역 공관들을 폐쇄하기도 했다. 공관 폐쇄 이후 외교⋅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초래됐으나,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아프리카 국가와의 실질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었다. 현재 외교의 최일선에서 느끼는 아프리카의 중요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자원에너지의 보고 측면 뿐만 아니라, 현재 아프리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제 아프리카는 더 이상 그간 언론에 비춰졌던 질병, 기아, 내전의 대륙이 아니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매년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변화, 발전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신아프리카의 모습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불과 12년전 아프리카를 '희망없는 대륙'으로 묘사했던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해 '부상하는 아프리카 : 희망찬 대륙' 제하의 기사에서 아프리카가 번영의 길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경제적 사자들의 대륙'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나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조지 아이테이도 아직 힘은 있으나 과거의 수렁에 빠져있는 '하마세대'대신 모바일 붐을 주도하고 있는 젊고 능동적인 '치타세대'가 현재 아프리카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와 발전에 대한 열망을 가진 AU대표단, 19개국 아프리카 외교장관 및 대표단, 각국 주재 대사 등 총 200여명의 아프리카 대표단이 만리여정을 마다않고 한국을 곧 방문한다.

진심으로 이들의 방한을 환영하며, 맑고 청명한 한국의 가을 날씨속에서 개최되는 이번 포럼이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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