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이 발표되었다. 올해의 수상 작가는 중국의 모옌.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촉각이 그야말로 곤두서 있던 지난 목요일, 우리 시간으로 발표 예정인 8시 언저리에 그야말로 사방팔방에서 전화가 걸려 들어왔다.
혹시나와 역시나 사이에서 내 의견을 묻는 이들이 있었고 나는 예의 냉소적인 목소리로 매년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이람 하며 그러거나 말거나의 뜨악한 태도를 취하기 바빴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시즌이 되어야만 우리 시인 우리 작가가 누가 있나 챙기는 뒷북 분위기가 짜증도 나거니와 상을 못 받는다고 해서 뒤쳐지는 문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왠지 뒷전으로 우리 글이 밀려나는 듯해서였다.
하기야 노벨 정도 되어야 우리 부모도 알고 가족 친지들 또한 글 좀 쓰나 보다 생각하는 듯하니 이 관심으로부터 무심한 척하는 걸 두고 또 어떤 이들은 글 못 쓰는 주제에 부리는 콤플렉스라고도 하겠지. 가끔 해외에 가서 각종 문학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걸리는 게 외국어로 번역된 내 시가 과연 번역이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낭독을 한다지만 무반응일 때가 많은 현지의 분위기, 내게 궁금한 걸 묻는답시고 던지는 질문들의 대부분은 한국의 문학과 여성과 시라기보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호기심이곤 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씨를 뿌리고 그 커감을 지켜볼 수 있으랴. 한 달에 한 권만이라도 책 읽어 주지, 0.8%라니 아 쓸쓸한 독서의 계절이여!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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