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지휘봉을 잡았지만 김응용(71) 한화 감독은 여전히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다. 취임의 변부터 "우승이 아니면 목표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독은 15일 대전구장에서 9대 한화 사령탑 취임식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로는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게 당연하다"며 "전력 차는 종이 한 장 차이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만큼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우승이 달려있다"고 밝혔다.
오랜 만에 유니폼을 입고 현장에 돌아온 소감에 대해서는 "8년간 유니폼을 입고 있지는 않았지만 항상 야구와 함께 생활하며 지켜보고 있어 준비는 돼 있었다"면서 "지금 긴장도 되고 가슴이 떨리기도 하지만 마음 만은 즐겁다"고 말했다.
한화의 가장 큰 현안은 류현진과 박찬호의 거취다. 프로 7년 차인 류현진은 구단의 승낙을 받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시즌 중 꾸준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 유심히 지켜봤다. 류현진 역시 해외 진출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오릭스가 200이닝을 던질 수 있는 왼손 투수로 류현진을 데려오기 위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본인은 당장이라도 해외에 가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나 야구는 혼자가 아닌 단체로 하는 운동이다. 먼저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뒤 구단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해외 진출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은퇴를 고민 중인 박찬호와 관련해서는 "취임식 바로 전 처음으로 만나 20~30분간 대화를 나눴다"면서 "아직 내년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해 본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11월 미국에 다녀온 후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새 코칭스태프에 타이거즈 출신 코치를 대거 영입했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을 수석코치로 불러들였고, 이종범과 이대진도 각각 주루코치 및 투수코치로 합류시켰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송진우, 장종훈, 정민철 코치 역시 팀에 남아 김 감독을 보좌한다. 이밖에 조경택, 이영우 코치가 유임됐고, 감독 대행을 맡았던 한용덕 코치는 미국 연수로 가닥을 잡았다.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은 2군 감독을 맡는다.
김 감독은 "밖에서 지켜본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라며 "경기 중 엉뚱한 플레이를 하고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생각 없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수비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훈련을 무조건 많이 시키지 않는다. 다만 프로는 제대로 못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내년 전력 보강을 위해 자유계약선수(FA) 2명 영입을 요청했고, 외국인 선수 2명은 모두 투수로 결정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