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적조(7월30∼9월5일)를 피해 없이 무사히 넘긴 경남 남해안에 때아닌 ‘가을적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남해군 서면에서 가을적조가 처음 출현한 이후 남해군 창선ㆍ미조면과 통영시 사량ㆍ욕지ㆍ곤리ㆍ비진도 해역, 고성군 하이ㆍ삼산면 해역에 이어 14일에는 거제시 옥포 덕포만과 장목면 일대에서도 적조띠가 관측되는 등 계속 확산되고 있다.
14일 측정된 이들 해역의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는 ㎖당 60∼1만1,000개체에 이르며, 최초 발생한 남해군 해역에는 최대 1만2,000개체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남해군 미조면과 상주면 일대 해역에서는 14일까지 14개 양식장에서 감성돔과 농어, 참돔 등 21만1,150마리가 떼죽음 당했으며 15일에도 집단폐사 신고가 잇따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2개 양식장에서도 넙치 5만6,225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따라 도와 해당 시ㆍ군은 적조 예찰을 강화하고 14일까지 선박 80여척을 동원해 1만1,827톤의 황토를 살포하는 등 방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06ㆍ2009년에 이은 때아닌 남해안의 가을적조는 최근 한 달 사이 3개의 태풍이 큰 비를 뿌려 섬진강과 남강에서 예년 보다 많은 영양염류가 흘러 들어 적조생물의 먹잇감이 풍부해진데다 일조량 마저 예년보다 2시간 이상 늘어나 적조생물의 광합성이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큰 대조기에다 일조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 가을적조가 2009년 19일을 넘어선 사상 최장, 최대의 피해로 이어질 지 몰라 어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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