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14일 경찰대 폐지와 검찰 수뇌부 대폭 축소 등 검ㆍ경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작심한 듯 입장을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이 도발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광옥 100%대한민국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과의 갈등 등으로 위축됐던 정치쇄신특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동시에 향후 대선 가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 같다. 다목적 포석인 셈이다.
먼저 찬반 논란이 뚜렷한 경찰대 폐지 문제를 들고 나온 것부터가 이런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안 위원장으로선 경찰대 폐지 방안이 대선을 앞두고 특정 집단의 표심을 흔들어놓을 수 있고 검찰 출신으로서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위치이다. 하지만 경찰대 폐지라는'도박'에 가까운 수를 던졌다. 앞으로 다른 현안들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 위원장이 검찰 간부 인원 축소와 상설특별검사제 도입 등 고강도 검찰 개혁을 예고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안 위원장이 최근 한 수석부위원장과의 갈등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으로 비친 것도 이 같은 수를 두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안 위원장이 이날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를 주문한 것은 정치쇄신특위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 문제와 관련해 그 동안 당은"2005년 이후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박 후보의 입장을 따라 공식 대응에 나서지 않았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안 위원장을 비롯한 쇄신특위가 이날 정수장학회 문제에 적극 나선 것은 박 후보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맞서 앞으로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쇄신특위 산하 클린정치위원회가 최근 검사 출신인 한견표 박종민 변호사와 판사 출신인 김진태 변호사 등을 새로 영입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이러한 안 위원장의 승부수가 박 후보와의 교감 속에 진행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경찰대 폐지나 검찰 간부 축소 문제처럼 박 후보의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사안들은 특위 차원의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선대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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