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퇴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안식처를 향한 마지막 육상 여행을 마쳤다. 로스앤젤레스를 가로지르는 엔데버호의 여정에 미국인 수십만명이 동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을 떠난 엔데버호는 수송 차량에 실린 채 로스앤젤레스 시내 도로를 지나 14일 캘리포니아과학박물관에 도착했다. 엔데버호는 길이 37m, 너비 24m, 무게 80톤으로 지금껏 로스앤젤레스 시내 도로를 통과한 물체 중 몸집이 가장 크다. 시는 길을 넓히기 위해 가로수 400여그루를 벴고 일부 신호등, 표지판, 전신주, 주차요금 징수기도 치웠다. 그러고도 불상사를 막기 위해 시속 3.2㎞로 수송했으며 그 때문에 19㎞를 가는데 2박3일이 걸렸다.
엔데버호의 마지막 행진에 군중 수십만명이 몰려 환호했다. 그 중에는 엔데버호를 타고 우주에 다녀온 비행사들도 끼어 있었다. 엔데버호의 마지막 비행을 지휘한 전 사령관 마크 켈리는 "아이들이 엔데버호를 보고 우주비행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케는 "우리는 엔데버호로 우주에 가 아름다운 지구를 보았고 무중력 상태에서 날았다"며 비행을 회상했다.
엔데버호는 20여년간 25차례의 우주 비행을 수행한 후 지난해 5월 퇴역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를 떠나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에 왔으며 이달 말부터 캘리포니아과학박물관에서 영구 전시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30년간 엔데버호 등 5대의 우주선을 발사한 후 지난해 종료됐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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