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67호인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방화(본보 6일자 8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구례경찰서는 화엄사 각황전에 불을 지른 혐의(공용건조물 방화)로 승려 이모(45)씨를 14일 오후 3시쯤 경남 산청의 한 사찰 인근 주차장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30분쯤 각황전 뒷문 문짝에 불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남 순천에서 휘발유 4ℓ를 사서 소주병에 담아 가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화엄사를 드나든 차량이 찍힌 CCTV 화면을 분석한 끝에 이씨를 붙잡았다.
법명이 '현각'인 이씨는 강원 인제군을 주소로 하고 전국을 떠돌아다녔으며 지난 4일에도 광주 동구 운림동 모 사찰에 들어가 탱화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정식 승려인지 승적을 확인하는 한편,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압수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각황전은 방화로 뒷문 일부가 그을리고 문풍지가 불에 탔으나 2008년 방염제를 처리한 상태여서 불이 번지지 않아 피해는 크지 않았다.
구례=김종구기자 so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