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완주만 하면 종합 우승 2연패 달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김의수(40ㆍCJ레이싱)는 20년 레이스 경력에서 가장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차량 충돌로 인한 리타이어(탈락)의 위기 속에서도 백전노장의 경험을 잘 살린 덕분에 시즌 우승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의수는 14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5.615㎞)에서 열린 2012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7전 슈퍼6000 클래스(6,200㏄)에서 6위를 차지, 10포인트를 추가하면서 총 140점으로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도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는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 사상 첫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7전 우승자인 황진우(발보린레이싱)는 총 134점으로 2위에 올랐다.
6전까지 130점을 획득해 시즌 우승이 유력했던 김의수는 핸드캡 100㎏을 달고 레이스를 펼쳐 어려움에 직면했다. 게다가 4개의 클래스가 함께 레이스를 펼치면서 충돌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결국 4번째 랩에서 사고가 났다. 김의수는 넥센N9000 클래스에 출전한 박성은(SL 모터스포츠)이 3번 코너를 돌면서 뒤에서 추돌하는 바람에 휠이 깨졌다. 그는 "차에서 연기가 나면서 리타이어되는 줄 알았다. 피트인(차량 정비)을 할 수 있는 곳까지 3㎞ 정도가 남았었는데 정말 지옥 같았다"며 "레이스 경력 중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차량이 멈추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몰면서 피트인에 성공했고, 결국 나머지 바퀴도 무사히 돌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추돌 사고로 인해 링커가 이미 휘었기 때문에 스피드를 내면 얼마든지 스핀이 날 수 있었던 상황이라 안전 운행을 하며 레이스를 마쳤다.
3번째 종합 우승을 차지한 김의수는 "앞으로 목표는 3연패다. 내년에는 스톡카가 20대로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지난해 팀 감독을 맡은 뒤 2연패를 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시즌을 80점이라 한다면 올해는 90점을 줄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뮬러 원(F1)과는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그는 "F1을 보다가 슈퍼레이스를 접하면 팬들이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페라리의 1년 예산이 4,000억원이면 우리는 겨우 10억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F1에서는 비슷한 연배인 미하엘 슈마허(43ㆍ메르세데스)를 응원한다. 그는 "슈마허가 있었기 때문에 F1이 이처럼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었다. 불과 몇 초 차로 포디엄에 서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슈마허의 레이싱 능력은 정상급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멋지게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영암=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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