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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권력다툼 아닌 사회발전 역할을 평신도들이 한국교회 쇄신 위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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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권력다툼 아닌 사회발전 역할을 평신도들이 한국교회 쇄신 위해 나서야"

입력
2012.10.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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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계 대표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예장통합)이 최근 교세 보고에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교인수가 전년에 비해 186명 줄었다는 통계를 내놨다. 개신교 신자가 줄고 있다는 사실은 2005년에 통계청 종교인구 센서스에서 이미 확인됐다. 하지만 이후 주요 교단 중 어느 곳도 교인 수가 줄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없다. 예장통합의 교인 감소는 0.01%에 불과하지만 숫자 부풀리기를 해온 개신교단에서 처음 신자가 줄고 있다는 자기고백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 개신교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왜 늘고 있는 걸까. 대형교회의 세습, 냉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수적 성향, 이권 다툼과 성추문 등 잇따른 목사 비리 등과 무관하지 않다. 교회와 목사의 공적인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목회사회학을 독일서 개척한 칼 프리츠 다이버(81) 마르부르크대 명예교수를 14일 만나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무엇인지, 바른 교회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들었다. 1990년대 중ㆍ후반, 2000년대 초에 한일장신대, 숭실대 등에서 강의해 한국 교회 사정에도 밝은 다이버 교수는 굿미션네트워크와 목회사회학연구소 주최로 18, 19일 서울 아현감리교회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한국 만큼 교회의 성장 속도가 빨랐던 곳도 드물다.

"단순하게 신학적이거나 신앙적인 이유만으로 성장한 것은 아니다. 도시화가 큰 역할을 했다. 시골에 살던 사람들이 가족이나 마을 공동체를 떠나 도시 교회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발견한 것이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교회가 새로운 고향을 제공한 것이다. 또 한국의 경우는 근대화와 독립운동 등에서 선교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정치사회적인 배경도 있다."

-한국 교회는 최근 교회세습 문제가 중요한 이슈다. 교회가 세습의 대상이 될 수 있나.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시대나 상황에 맞춰 교회 내 지도력이 변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교회의 인적 구성은 가족일 수도, 친척관계일 수도 없다. 한국 교회가 북한처럼 세습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담임목사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세습을 금지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들 목사가 잘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교회를 책임질 만한지 철저하게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종교인 납세문제도 한국에서 큰 관심이다.

"독일에서는 목사이건 누구건 세금을 모두 낸다. 그것은 시민의 의무이지 기독교인의 의무가 아니다. 그가 시민인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다."

-지금 한국 교회가 당면한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교회뿐 아니라 종교단체들은 무종교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확신을 가지고 신앙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최근 10년 사이 특히 지식인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 세속화라고 할 수 있는 이런 현상은 유럽에서는 일반적이고 아시아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왜 늘어날까.

"무신론자들은 권력다툼 하는 교회가 아니라 사회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교회를 보고 싶어한다. 만약 교회가 그런 소리를 안 낼 경우 '당신들의 생각을 밝히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럴 때 나치에 교회가 침묵했던 것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교회의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옳은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봉사나 가난한 사람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교회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것을 위해서 사회 여러 단체들과 같이 협동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자들의 역할도 중요할 거 같다.

"신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못 내는 것이 안타깝다. 과거 독일에서는 평신도들의 운동으로 교회 운영이 잘 됐다. 가톨릭도 마찬가지다. 최근 독일 국회의장이 바이츠제커 대통령(1984~94) 시절에는 그가 목소리를 내면 평신도들이 개신교 가톨릭을 불문하고 모두 참여했다는 말을 했다. 평신도들이 그런 상태를 놔둬서는 안 된다. 교회의 관료주의 구조를 그대로 놔둘 것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새로운 생각들을 불어넣어야 한다. 독일에서 18세기 경건주의 운동 이후 목사와 교인의 권위가 동등한 시대가 한참 동안 이어졌었다. 평신도들이 나서야 한다."

프리츠 다이버 교수 약력

1931년 에빙엔 출생

1951~55년 튀빙엔대, 에어랑엔대서 신학 사회학 수학

1958~71년 크레그링엔에서 목사 시무

1972년 에어랑엔대 사회학 박사, 괴팅엔대에서 실용신학 교수자격 취득

1971~96년 하노버주 교회 목회사회학연구소장

1988~96년 마르부르크대 실용신학과 교수

1997~2001년 한국 대학서 객원강사, 일본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등 연구여행

2000~2006년 하노버대서 종교사회학 강의

주요 저서

'행위과학으로서의 실천신학' '생활신앙의 형태로서의 성경경건주의' '유교의 변형:현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한국에서의 종교 전통' 등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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