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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초소→경비대→내무반 北병사, 부대 곳곳 노크하며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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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초소→경비대→내무반 北병사, 부대 곳곳 노크하며 다녔다

입력
2012.10.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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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동부전선 최전방 22사단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군 당국 발표 시간보다 3시간 일찍 최전방 일반전초(GP) 소초(생활관)에 도착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제1야전군사령부를 대상으로 1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강원 원주시 1군사령부 국감에 이어, 당일 오후 북한 병사가 출입문을 두드린 강원 고성군 22사단 내륙1소초 등 사건 현장을 방문, 조사했다.

8일 합동참모본부 국감에서 이번 사건을 처음 공개한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지난 2일 오후 8시에 귀순 병사가 생활관으로 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군이 발표한 귀순자의 생활관 도착 시간은 오후 11시19분이다. 김 의원은 "공교롭게도 사건 당일 오후 7시2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만 CCTV 녹화 기록이 없다"며 해당 시간대 열상관측장비(TODㆍ생물ㆍ물체의 적외선을 감지해 영상정보로 변환하는 장비)와 다른 CCTV에 담긴 영상, 사건 전후 1주일 간 기록된 대대ㆍ연대 상황일지 등의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성규 1군사령관은 "동의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CCTV 녹화 내용 삭제 의혹도 재차 제기됐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경계 근무 소홀을 감추려고 누군가 녹화 내용을 고의로 지우지 않았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군사령부 조형근 지휘통신참모처장은 "상황병이 당일 오후 5시38분 (CCTV 프로그램과 연계된) 컴퓨터 시간을 입력하면서 10월 2일을 9월 2일로 (잘못) 맞췄다"며 "순찰자가 이를 확인하고 재부팅을 하다 보니 5시간 동안 녹화가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광진 의원은 "시간을 잘못 입력한 것은 오후 5시38분인데 왜 7시20분부터 녹화가 안 됐고 왜 갑자기 날짜가 안 맞는다고 설정을 다시 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CCTV가 20일 정도 분량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는데 (한 달 앞인) 9월 2일자로 저장되다 보니 (시간을 바꾼 지 2시간여 뒤부터) 먼저 삭제됐다는 군 당국의 해명이다.

"CCTV로 귀순자를 확인했다"는 최초 허위 보고와 이후 정정 보고가 이뤄지게 된 과정에 대해 조성직 22사단장은 "소초 현관으로 누가 들어오면 현관 앞 탄약 수거대를 비추는 CCTV 영상을 보는 관행이 있는데 부소초장이 통상 그렇게 했기 때문에 급해서 그렇게 보고했을 것"이라며 "상황 발생 때 귀순자가 어디로 월책했냐를 중요하게 취급했지 CCTV냐 두드렸냐는 중요하게 생각지 못했다. 거슬러 확인하다 사실을 알고 군단장에게 보고했다"고 답했다.

사건 현장 감사에서는 귀순 병사가 상관을 폭행한 뒤 보복이 두려워 탈영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 사단장은 "북한군 귀순자가 상관을 폭행한 뒤 보복이 두려워 지난달 29일 새벽 부대 경계근무 중 탈영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현장을 방문한 국방위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고성=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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