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최대의 상장 기업인 코카콜라헬레닉(CCH)이 그리스를 떠난다. 재정적자와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그리스 경기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12일 CCH가 상장을 아테네 증시에서 영국 런던 증시로 옮기고 본사도 스위스로 이전한다고 보도했다. CCH는 시가총액이 76억달러(8조4,451억원)로 그리스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달하는 그리스 최대 상장 기업이다. 코카콜라 등을 이탈리아와 러시아 등 28개국에 수출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며 미국의 코카콜라사가 지분의 23%를 보유하고 있다.
CCH는 재정불량국가로 낙인 찍힌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그 여파로 회사 투자등급이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CCH는 "런던은 유럽에서 유동성이 가장 풍부해 자금 조달이 용이할 것"이라면서 "'그리스 디스카운트'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본사 이전에는 정치와 경제 사정이 보다 안정적인 스위스가 경영 활동에 유리하다는 점이 작용했다.
AFP통신은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려고 기업에 높은 세금을 매길 수밖에 없고 해외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2007년 이후 그리스 증시의 자금거래 규모가 90% 가량 줄었으며 세금 부담의 증가로 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그리스 최대 유제품업체 파예도 룩셈부르크로 이전했으며 그리스로 진출한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 등 해외 기업도 그리스 자회사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