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러움 속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가을 DNA'를 가진 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일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재정비를 한 SK는 16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는 상태다. 더구나 두산과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막판혈투를 주고받아 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로선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대와 비교적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여유가 뿜어져 나올 정도다.
충분한 휴식을 통한 재정비
SK는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6일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SK는 가벼운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 올렸다.
강력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SK는 중간 계투진들이 잦은 등판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됐었다. 풀타임 경험이 처음인 홀드 1위(34홀드) 박희수를 비롯해 마무리 정우람 등은 일찌감치 2위를 확정 지은 뒤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 올해 잔 부상이 많았던 정근우, 최정 등도 꿀맛 같은 휴식을 통해 100%의 몸 상태를 회복했다.
두터운 선수층,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만수 감독
SK는 시즌 막판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면서 강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외야수 조동화를 비롯해 군에서 제대한 이재원, 모창민이 돌아왔고 부상으로 2달 넘게 빠져 있던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왼손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도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이번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26명이다. 9월 확장 엔트리로 30명의 선수들을 풀가동했던 SK로서는 어느 선수를 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선수들 간 보이지 않는 엔트리 진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자체 청백전 및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26인 엔트리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가을 본능, 분위기 최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그 가운데 3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SK는 어느 팀보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전력이 점점 좋아졌던 이유도 가을 야구에 대한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 몫 했다.
주장 박정권은 "우리는 여유가 있는 만큼 평소대로만 경기를 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만수 감독도 상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워낙 가을에 야구했던 경험 많은 선수들이라 알아서 잘 움직인다"며 "선수들을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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