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부터 빅뱅이다.
프로농구가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주 동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시즌은 팀 당 54경기씩 총 270경기가 펼쳐진다. 사연 많은 두 팀이 공식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2패로 승리,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전력 열세를 딛고 패기와 강한 정신력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는 '개막전 징크스'가 마음에 걸린다. 전신인 SBS 시절을 포함해 2003~04 시즌 부산 KT전 승리 이후 8시즌 동안 개막전에서 패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20점차 리드를 하다가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다.
KGC인삼공사는 박찬희가 상무에 입대했을 뿐 특별한 전력 누수가 없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공∙수를 조율하는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마당쇠' 양희종이 건재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및 신인왕을 받은 센터 오세근(200㎝)의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유일한 걸림돌이지만 우승 경험으로 인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그 동안 개막전에서 많이 졌으니 이제 이길 때도 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동부는 준우승의 아픔을 설욕할 절호의 기회다. 윤호영이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이승준(204㎝)을 영입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리그 최고의 빅맨 김주성(205㎝)이 버티고 있는 한 동부는 영원한 우승 후보다. 또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통쾌한 뒤집기 승리를 연출한 만큼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공의 적' 울산 모비스는 창원 LG와 원정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 모비스의 '판타스틱 4'로 불리는 양동근-김시래-문태영-함지훈 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농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주 KCC는 서울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서 추승균 코치의 은퇴식을 갖는다. 추 코치는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리며 우승 반지를 5개나 꼈다. KCC의 전신인 현대를 포함해 15시즌간 한 팀에서만 꾸준히 활약한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KCC는 이날 추 코치의 등번호 '4번'의 영구 결번식을 진행한다.
이밖에 서울 SK는 인천 전자랜드와 격돌하고, 부산 KT는 고양 오리온스와 맞붙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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