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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레노버, 美 제치고 PC 세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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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레노버, 美 제치고 PC 세계1위

입력
2012.10.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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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인 IBM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할 때 미국에서는 반대가 많았다. 흑자 사업 매각에 대한 반발, 산업 기밀 유출 우려도 컸지만 무엇보다 IBM의 제품명이던 PC를 개인용 컴퓨터의 대명사로 만들 만큼 대표적 국민사업이 외국으로 넘어가는데 대한 상실감이 컸다.

미국은 이번에 또 한 번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중국 레노버가 종주국인 미국을 제치고 마침내 세계 1위 PC 업체로 등극한 것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는 3분기에 1,377만대의 PC를 팔아 미국 HP(1,355만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에선 레노버가 15.7%로 HP보다 0.2%포인트 앞섰다. IBM, HP, 델 등 전통적으로 미국업체들이 강세인 PC 시장에서 미국 이외 지역 업체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IT제품에서 1위에 오른 것도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IDC 집계에서는 레노버(1,382만대)가 HP(1,394만대)에 뒤진 2위로 나왔으나, 여기에는 HP가 강점을 지닌 기업용 워크스테이션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하게 PC만 집계하면 레노버가 앞설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레노버의 성공을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에서 찾고 있다. 레노버는 IBM의 PC 사업부를 인수해 '씽크패드'라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한 뒤, 낮은 가격으로 발 빠르게 남미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파고 들었다. 반면 HP는 PC 사업을 매각하려다 다시 번복하는 등 일관된 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 사이 레노버는 지난달 1,650억원을 들여 브라질 PC업체 CCE까지 인수하는 등 미국의 앞마당이었던 남미 PC 시장에서까지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레노버가 미국에 준 충격은 여기 그치지 않는다. 레노버는 이달 초 미국 노스캐롤라이주휘트셋에 PC 공장을 짓고 내년부터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레노버는 그 동안 주로 중국에서 생산을 해왔는데,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의 심장부를 노려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저가로 굳어진 중국산 제품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양위엔칭 레노버 회장은 "미국은 인건비가 중국보다 3배나 비싸지만 현지 생산은 현지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태블릿PC, 기업용 워크스테이션 등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수익을 내면 된다"고 자신했다.

레노버의 야심은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까지 넘보고 있다. 최근 양위엔칭 회장은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에 맞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출시하겠다"며 애플을 겨냥했다. 실제로 레노버는 스마트폰 분야에 8억달러 투자계획까지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PC시장에서 1위에 오른 만큼, 휴대폰이나 TV 등 다른 IT제품에서도 1위에 오르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에서는 레노버가 애플이나 삼성 못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며 "이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며 스마트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만만찮은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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