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가 풍기던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사진)가 명품 호수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꾸준한 정화 노력으로 한 때 24ppm까지 치솟았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4급수 수준(8ppm)까지 떨어졌고 조만간 생태탐방로, 습지 등을 갖춘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948년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65㎢ 규모로 조성된 왕송호수는 주변 지역의 도시화와 의왕컨테이너기지에서 유입되는 차량 관련 오염물질로 2001년 COD가 24ppm까지 치솟았다. 또 여름이면 녹조가 더께를 이루면서 사시사철 악취가 풍겨 주민들의 원성이 대단했다.
하지만 그런 왕송호수가 환골탈태를 시작했다. 2007년 '왕송맑은물처리장'을 신설해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오니 준설, 습지 조성 등에 잇따라 나서면서 요지부동일 것 같던 수질이 조금씩 나아지더니 지난해 COD 7.9ppm까지 떨어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내년이면 의왕컨테이너기지에서 흘러들어오는 타이어분진과 폐오일, 화물찌꺼기 등 비점오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저류조 2개가 생겨 수질 개선 속도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의왕시는 이와 함께 2.8㏊ 규모의 기존 습지에 더해 2014년까지 1.3㏊, 0.9㏊ 규모의 습지 2곳을 추가로 조성해 수질 정화는 물론, 이 곳을 찾는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호수 중앙부위의 오니를 준설한 데 이어 올해 외곽지역을 준설하고 있다"며 "모두 10톤 트럭 7,200대 분량의 오니 준설이 완료되면 수질이 한 층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병전우회 등 민간단체들이 부유물을 제거하고 수시로 수질개선제 투입에 나선 것도 맑은 물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는 왕송호수의 수질 개선에 때 맞춰 관광지로의 개발을 준비 중이다. 시는 자연학습공원, 철도박물관, 조류생태과학관 등에 이어 이곳에 생태탐방로,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왕송호수를 즐기면서 둘러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성제(52) 의왕시장은 "수질개선 종합대책이 완료되는 2014년이면 왕송호수 수질이 3급수까지도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