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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여대, 노조 파업 접은 뒤… '검은 정장' 경비용역 상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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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여대, 노조 파업 접은 뒤… '검은 정장' 경비용역 상주 논란

입력
2012.10.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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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수원여자대학 인제캠퍼스 미림관 2층 행정실 입구. 검정색 정장을 입은 남녀 한 쌍이 책상과 의자를 놓고 앉아 방문객들을 일일이 붙잡았다. 대학 측이 고용한 경비용역업체 소속 경비원들이다. 이들은 이름과 방문 목적 등을 물어본 뒤 A4용지에 이를 일일이 기록했다.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장면이다. "왜 이런 것을 파악하느냐"는 질문에는 "맡은 일을 할뿐"이라는 짧은 대답만이 돌아왔다.

경비원들은 반대 쪽 출입구에서도 의자에 앉아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행정실 내 회의실 하나는 아예 이들이 임시 사무실처럼 사용했다. 한 대학 직원은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회의가 들 정도로 위압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학내에 경비용역업체 경비원들이 상주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노조는 교육과는 무관한 경비용역 비용을 등록금회계에서 지급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11일 전국대학노조 수원여대지부에 따르면 교내에 경비원들이 처음 들어온 것은 노조가 천막농성을 벌이던 올 5월 중순이다. 2010년 7월 발족한 수원여대 노조는 비리척결과 대학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대학 측과 갈등을 빚었고 지난해부터는 부분파업을 벌였다. 올 3월에는 교내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지만 5월 투입된 경비원들이 천막을 철거했다. 이후 학교 측의 징계와 대기발령, 고소고발 등이 잇따르면서 갈등 끝에 노조는 파업을 철회했다. 미림관 내 경비원들은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한 8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상주하고 있다.

노조가 입수한 대학 회계장부에는 올 5월 9일부터 9월 4일까지 10차례에 걸쳐 경비용역업체 G사에 용역대금이 지급된 내역이 적혀 있다. 지급총액은 3억1,000여 만원이고, 경비출처는 '등록금회계'로 기록됐다. 노조 관계자는 "경비원들은 사무실 내 노조원들의 출퇴근 등은 물론 화장실 출입 같은 동선까지 체크한다"며 "노조를 감시하는데 학생들의 등록금을 사용했다면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닌가" 라고 말했다.

수원여대 측이 경비용역을 쓰는 이유는 '학교 시설 및 신변보호'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용역 상주 이유와 경비출처에 대한 질문에 대학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은 거짓이고, 허위사실 유포자를 알려주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여대는 전 재단이사장의 장남인 현 총장이 올해 5월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되는 등 재단 비리가 불거져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 7월 이례적으로 3주간 종합감사를 벌였고, 조만간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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