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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작품성·홍보의 수준 높여야

입력
2012.10.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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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이 중국 작가 모옌에게 돌아가면서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다시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출판계 전문가들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서는 세계 보편적 주제의 작품, 수준 높은 번역, 체계적인 홍보를 과제로 꼽았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번역의 전문화이다.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이 설립돼 번역 출판 지원과 번역가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올해까지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출간된 문학 작품은 28개 언어권, 550여 건에 그친다. 번역원 출범 전인 2000년까지 정부 지원으로 해외 수출된 문학 작품이 230여건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양적 성과에 매달리다 보니 질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2008년 번역원 의뢰로 1970~2006년 영역 출간된 한국소설 72종의 번역 수준을 검토한 평가위원단은 작품 이해에 방해가 되는 오류가 쪽 당 1건 이하인 우수 번역서의 비중이 10%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우리 문학의 작품성은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린다. 3대 번역원장을 지낸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는 "해외작가 교류 행사 등으로 경험한 바로 국내 문학작품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병선 울산대교수는 2010년 발표한 글 '노벨문학상 수상이 보여주는 한국문학의 미래'에서 "한국 소설은 실험적 문학기법과 작품의 함축성 측면에서 아직도 세계적인 문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국 작가와 작품에 관한 체계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신경숙의 김영하의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문학작품의 해외 출간은 자비출판의 성격이 강하다. 윤지관 교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외국 진출을 목표하지 않았지만 세계 보편적 공감대를 얻었다. 문학이 언어예술이라 이와 다르겠지만, 우리 현실을 충실히 고민하고 깊은 사유를 담아내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과제란 점에서 같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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