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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족 우수성 과시" 中 언론들 일제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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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족 우수성 과시" 中 언론들 일제 보도

입력
2012.10.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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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莫言)은 중국계로는 열한번째, 중국 국적자로는 두번째 노벨상 수상자다. 하지만 중국이 진심으로 환영할 수 있는 수상자는 그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수상자들은 모두 외국에서 성과를 이룬 화교이거나 반체제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1일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신화통신, 인민망, CCTV 등 중국 언론들은 그의 수상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언론들은 그의 이력과 작품 세계, 수상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인터넷에도 ‘중국이 이룬 또 하나의 쾌거’ ‘중화민족의 우수함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는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중국에서는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모옌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언론들은 모옌이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CCTV가 “노벨위원회로부터 노벨문학상 시상식 취재 요청을 받았다”면서 “공식 취재 요청을 받은 방송국은 전세계에 3곳뿐”이라고 공개하자 모옌의 수상은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 중국에게 노벨상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정도로 국력이 신장하며 노벨상 수상에 대한 갈망도 커졌지만 수상이 번번이 좌절되거나 반체제 인사가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모옌에 앞서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오싱젠(高行健)도 전위적 작품 활동을 하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탄압을 받아 1987년 프랑스로 망명한 반체제 작가였다. 가오싱젠은 수상 인터뷰에서 “문화혁명 이후 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류샤오보(劉曉波)가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중국 정부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중국 국적의 첫 노벨상 수상자였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옥된 인사였다. 당시 중국 정부는 “노벨평화상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그들과 달리 모옌은 중국 정부가 마음 편히 환영하고 중국인들도 공개적으로 기뻐할 수 있는 수상자다. AP통신은 “가오싱젠이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노벨상을 인정하지 않던 중국 공산당도 모옌의 수상은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옌은 그 동안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검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동료 작가의 투옥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BBC방송은 “모옌이 현대적 이슈보다 중국의 과거를 주로 다뤘다”며 “일부 비평가들은 모옌이 중국 공산당과 너무 가깝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모옌의 수상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모옌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 중국독립중문필회(中國獨立中文筆會)의 류디(劉荻)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만약 모옌이 상을 받는다면 웃길 것"이라며 "류샤오보에 대해 물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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