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슈미트(사진) 구글 회장이 스마트폰을 둘러싼 구글과 애플 간 특허전쟁에 대해 "끔찍하다. 죽음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인 '올씽스 디지털'과 인터뷰에서 "서로 유사한 특허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사를 비롯한 기업 간 소송은 경우에 따라선 한쪽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소송은 약 20만개. 그는 "이 가운데 비슷한 기술을 갖고 업계끼리 특허신청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애플이나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나머지 중소업체들은 감당할 수 없는 비용 때문에 결국 혁신을 꾀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소비자는 업체끼리 경쟁할 수록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시장이 특허중심의 몇 개 업체로 개편되면 결국 선택권이 사라지는 부작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도 특허관련 제도개선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ITU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국제 공개 특허회의에서 특허를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행태는 문제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어 조만간 별도 회의체를 구성, 1년 간 합리적인 수준에서 특허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표준과 특허 시스템은 혁신을 촉진하려는 것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가 복잡해 가끔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요즘 벌어지는 필수 특허와 관련, 표준 기술 등을 비차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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