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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처럼 뜨거운 사랑, 올 겨울 이웃과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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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처럼 뜨거운 사랑, 올 겨울 이웃과 나눠요"

입력
2012.10.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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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 타고 나면 하얀 재만 남지만, 따뜻한 사랑은 영원히 남습니다.'

11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면 장학리 제자교회에 열린 연탄은행 개소식 행사장에 배포된 소식지에 적힌 글귀다. 춘천연탄은행 대표인 정해창(54) 제자교회 목사는 이날 소식지를 양손에 가득 들고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한 구좌의 후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다.

정 목사는 춘천에 정착해 목회활동을 시작한 2004년 10월2일 연탄은행을 설립했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 목회자의 의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어느덧 9년째다. 지금까지 그와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1만여 가구에 140만장의 연탄이 이웃들에게 배달돼 온기를 지폈다. 주민들은 겨울이면 온정을 전하는 그를 '연탄 클로스'라 부른다. 정 목사는 "아직도 춘천지역에만 추위와 어둠 속에 떨며 연탄 한 장에 의지해 살아가는 이웃들이 2,000여 가구에 이른다"며 "우리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목사와 춘천연탄은행은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연탄 릴레이 배달에 나선다. 이달 말부터 내년 5월까지 900여 가구에 30만 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다. 경기침체로 연탄을 지원해야 할 대상자는 크게 늘었지만, 기업과 개인의 후원이 줄어든 탓이다. 한 가정이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연탄은 최소 600여장 정도. 한 장에 500원하는 연탄을 내년 봄까지 900가구 이상에 지원하려면 1억5,000만원 가량이 든다. 후원가정의 절반이 넘는 어르신들은 추위에 약해 일반가정보다 더 많은 연탄이 필요하다. 그래도 정 목사는 절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사회에는 여전히 악보다 선이, 절망보다 희망의 요소가 더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올 겨울 연탄처럼 뜨거운 사랑을 이웃들에게 보여 주세요. 이것이 더불어 사는 행복이랍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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