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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2일] 축소 은폐 거짓말은 군의 고질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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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2일] 축소 은폐 거짓말은 군의 고질병인가

입력
2012.10.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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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아무리 정권 말이라고 해도 국가의 안위를 책임진 군은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켜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북한군 병사의 강원 고성 철책선 귀순 사건은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송두리째 앗아갔다. 군인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경계를 소홀히 한 것만 해도 비난 받을 일인데, 일선부대부터 최고지휘부까지 모두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도대체 국민이 어떻게 이런 군을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지 분노를 넘어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북한군 병사는 지난 2일 밤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최전방 경계초소(GP), 3중 철책망, 전방소초(GOP)를 유유히 통과했다. GP와 철책, GOP에는 모두 경계근무 병사들이 있었다. 이어 인근 동해지구 출입관리소(CIQ) 경비부대 출입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자 다시 인근 소초로 이동해 노크했다. 당시 경비대에는 20~30명이 근무 중이었으니 수류탄이나 총기로 공격했다면 그대로 몰살당할 뻔 했다.

해당 부대는 "소초에 설치된 CCTV로 접근을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했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 당시 CCTV는 고장으로 먹통이었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 다음날 해당 부대는 합참 상황실에 "CCTV가 아니라 노크 소리로 알았다"고 정정보고를 했다. 하지만 합참 상황실은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합참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에서 잘못된 답변을 했다. 그나마 북한군 귀순 사실도 국방위가 열려 의원들이 질의하자 마지못해 공개했다.

북한군이 넘어오고 이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6일 동안 군 내부에서는 거짓 보고하랴, 축소 은폐하랴, 몰래 조사단 파견하랴 끼리끼리 난리를 피운 모양이다. 불리하면 일단 숨기고 보자는 군의 은폐 및 거짓말 습성은 고질병이 됐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도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 존재 여부와 사건발생 시각 등에 대해 거짓말을 숱하게 해 비난을 사놓고도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경계소홀과 허위보고에 대한 철저한 문책은 물론 군 내부의 투명성을 높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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