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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째지 않고… 임플란트의 진화, 통증·출혈 ↓

입력
2012.10.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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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선 요즘 '최소침습'이 대세다. 수술이건 시술이건 어떤 치료건 환자의 몸을 가장 적게 손상시키면서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손상이 적으면 당연히 후유증이나 부작용도 덜할 수 있다.

최근 치과 임플란트 치료에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잇몸을 째지 않고도 정확한 위치에 빠르게 임플란트를 넣는 것이다. 환자의 잇몸 상태에 따라 하루 만에 임플란트 치료를 끝낼 수도 있다. 3차원 영상과 환자 맞춤형 치아모형, 레이저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임플란트 가이드 수술' 덕분이다. 5년 전 이미 이 방식을 도입한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의 도움말로 임플란트 가이드 수술을 소개한다.

출혈 덜하고 붓지 않아

임플란트 치료를 받아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아프고 힘들다고 호소한다. 보통 임플란트는 잇몸을 째고 벌려서 뿌리 역할을 하는 고정물을 박아 넣고 봉합한 다음 그 위에 인공 치아를 씌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잇몸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피가 많이 나다 보니 환자는 고통스럽고, 봉합한 뒤 부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병원에 여러 차례 오가야 한다.

특히 고령자 중엔 임플란트를 여러 개 해야 하거나, 잇몸뼈(치조골)가 부족해 별도로 이식한 다음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일수록 환자의 고통도 불편도 더하다. 그래도 한번 해 놓으면 따로 빼서 세척할 필요가 없으니 틀니보다 훨씬 편하고 관리를 잘 하면 자연 치아와 비슷하게 비교적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고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다.

최근 나온 임플란트 가이드 수술은 치료 중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출혈이 크게 줄어든다. 잇몸을 째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가는 레이저로 딱 필요한 만큼의 작은 구멍만 내고 그 안으로 고정물을 박아 넣는다. 절개하지 않고 피도 거의 안 나니 치료 부위가 붓지도 않는다. 부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잇몸 상태만 좋으면 임플란트 수술 직후 인공 치아를 씌울 수 있다.

손병섭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수술 당일 치료를 다 끝내고 저녁에 죽이나 진밥 정도까지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사회 활동 하느라 치료에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구조물을 박은 뒤 인공 치아를 씌울 때까지의 기간은 환자 상태에 따라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린다고 손 원장은 덧붙였다.

3차원으로 깊이와 각도 파악

임플란트의 성공 여부는 잇몸에서 상태가 좋은 부위를 찾아 얼마나 정확한 위치에 얼마나 안전하게 고정물을 박아 넣느냐에 달려 있다. 넣는 깊이나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임플란트를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 임플란트에선 고정물을 어떻게 심느냐를 의사의 손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의사라도 수술 후 임플란트가 완성된 사진을 보면 깊이나 각도 등이 미세하게 틀어져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가이드 수술은 이 같은 사람 손의 한계를 보완한 기술이다. 치과 전용 3차원 컴퓨터 단층 촬영(CT) 영상으로 치아, 턱뼈, 잇몸뼈 등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독한 다음 컴퓨터 모의수술로 임플란트를 심을 최적의 위치, 각도, 크기 등을 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딱 맞는 플라스틱 치아 모형(가이드)을 만든다. 임플란트를 심을 정확한 위치에 실제 임플란트 구조물이 들어갈 크기만큼의 구멍이 뚫린 원통형의 금속을 대놓은 치아 모형이다.

의사는 환자의 입 안에 이 모형을 장착하고 금속 구멍 안으로 구조물을 심어 넣으면 된다. 컴퓨터로 이미 확인해 놓은 정확한 위치를 모형이 단단히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손기술에 따른 오차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임플란트를 심는)깊이와 각도 등을 0.01mm까지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임플란트 방식에서는 보통 2차원 영상으로 이와 잇몸 내부의 신경, 혈관 등의 위치를 확인해왔다. 손 원장은 "임플란트가 신경이나 혈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있는지 2차원 영상만으로는 명확히 알 수 없을 때가 적지 않다"며 "3차원 영상으로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일이 꿰매지 않아도 되니 시간도 기존 방식의 3분의 1 정도로 단축된다. 손 원장은 "기존 방식으론 임플란트 8개를 하려면 지혈하고 꿰매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가이드 수술로는 2시간에 8~10개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자나 수술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임플란트도 수면 내시경처럼

환자가 느끼는 불편을 덜기 위해 수면 내시경처럼 마취 상태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수면 임플란트 방식도 최근 나왔다. 기도를 열어둔 채 혈관 주사로 수면 마취제를 맞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는 것이다. 가이드 수술?수면 임플란트 방식을 함께 쓰면 환자는 훨씬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보편화하기에는 둘 다 아직 비싸다. 가이드 수술은 3차원 영상 촬영과 치아 모형 제작 등 때문에 일반적인 임플란트 방식보다 50만 ~ 60만원 더 든다고 보면 된다. 수면 임플란트에는 별도로 이만큼의 비용이 더 추가된다. 또 입이 너무 작거나 크게 벌어지지 않는 사람, 가장 안쪽 어금니 부위에 임플란트가 필요한 경우 등은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가이드 수술보다 통상적인 수술법이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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