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의 베테랑 투수 크리스 카펜터(37)가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었다.
카펜터는 11일(한국시간) 워싱턴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워싱턴과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8-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1패 뒤 2연승을 거둔 세인트루이스는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 만을 남겼다.
반면 1933년 이후 무려 79년 만에 홈에서 가을 야구를 지켜본 워싱턴 팬들은 팀 패배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카펜터의 '가을 DNA'를 입증한 한판이었다. 카펜터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만 4승을 올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또 이날 승리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다 9월에서야 복귀한 카펜터는 정규리그에서 3경기(2패 평균자책점 3.71) 밖에 던지지 않고 가을 야구 마운드에 올랐지만 맞혀 잡는 피칭으로 선발 투수 몫을 다했다.
카펜터의 최대 위기는 5회였다. 2사 1루에서 3번 라이언 짐머맨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4번 애덤 라로쉬까지 볼넷으로 내보냈다. 주자가 꽉 찬 상황에서 카펜터는 흔들리지 않고 5번 마이클 모스를 3구 만에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는 관록을 보였다. 카펜타는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세인트루이트 타선은 6회까지 5점을 뽑아 카펜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세인트루이스와 워싱턴의 4차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는 나란히 역전 드라마를 썼다. 양키스는 라울 이바네스의 끝내기 결승포에 힘입어 3-2로 볼티모어를 꺾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었다. 이바네스는 1-2로 뒤진 9회에 대타로 출전해 동점 홈런을 날리더니 연장 12회에는 결승 홈런까지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반면 1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볼티모어는 벼랑 끝에 몰렸다.
8회까지 2점차로 끌려가던 오클랜드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3점을 뽑아 디트로이트를 4-3으로 제압했다. 오클랜드는 1, 2차전을 내주고도 3, 4차전을 모두 가져가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샌프란시스코도 신시내티를 8-3으로 누르고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팀 린스컴의 역투가 빛났다. 린스컴은 선발 배리 지토가 일찍 무너진 탓에 4회에 구원 등판, 4.1이닝 동안 2안타 6삼진 1실점으로 틀어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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