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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병사, 내무반 노크 전에 경비대 출입문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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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병사, 내무반 노크 전에 경비대 출입문 두드렸다

입력
2012.10.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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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을 넘은 북한군 병사의 귀순과 관련, 우리 군의 경계 실패, 허위 보고, 보고 누락 등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북 귀순자는 먼저 동해선 경비대의 문을 두드렸다가 응답이 없자 소초로 이동한 사실도 밝혀졌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11일 국회 국방위 방위사업청 국감에 출석해 "귀순자가 육군 22사단 동해선 경비대 출입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자 30m 떨어진 내륙 1소초(생활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동해선 경비대는 남북관리구역 동해지구 출입관리소를 경비하는 부대다. 이영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은 "대원들은 오후 10시쯤 취침했고 불침번은 건물 내를 확인하러 다니다 (귀순자가) 똑똑 두드리는 소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군 병사가 2일 밤 귀순 의사를 표시하며 1소초 문을 두드릴 당시 해당 소초 출입문 상단에 설치된 소형 CCTV가 녹화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이 CCTV는 경계 근무자들이 탄약을 지급ㆍ반납을 감시하는 용도"라며 "당일 오후 7시30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 사이 CCTV가 작동은 했으나 기술적 오류로 녹화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군 병사는 이 시간에 북측과 남측 철책을 통과해 소초까지 이동했다. 이 관계자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CCTV 녹화 장치를 확인한 결과 (경계 소홀을 숨기려고) 고의로 삭제한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철책과 소초 외곽을 감시하는 경계용 CCTV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CTV로 신병을 확보했다는 허위 보고는 합참 상황실 근무자의 오판으로 정정 보고가 윗선에 전달되지 않은 탓에 8일 정 의장의 국감 위증으로 이어졌다. "북 병사를 CCTV로 확인해 신병을 확보했다"는 첫 보고는 해당 부대 부소초장(부사관)의 추정 보고가 원인이었다. 부대는 이튿날 사실을 재확인한 뒤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알았다"고 상부에 정정 보고를 했다. 이를 받은 1군사령부 상황장교(소령)는 3일 오후 5시7분쯤 합참 상황장교(소령)에게 "경위가 바뀌어 자료를 보내니 열람하라"고 전화로 통보했다. 그러나 합참 상황장교는 이날 오전 10시 이미 북 귀순자의 신병이 중앙합동심문조로 넘어갔으니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 바뀐 자료를 보지도, 윗선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정 의장이 10일 오전 11시30분에야 사실을 확인한 이유다.

11일 긴급 국감에서는 여야 국방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똑똑똑'(허술한) 경계 태세는 하부가 무너진 것이고 '나 몰라' 보고 체계는 상부가 무너진 것"이라며 정 의장에게 "국민 전체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군에서 허위보고를 했다면 아군은 전멸하는 것 아니냐"며 "밑에서 위까지 한 편의 코미디 드라마와 같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지난 8일 국감 때 사실과 다른 답변으로 혼선을 빚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의 현장 검열 결과를 토대로 경계 태세 보완 등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군 작전지휘관 화상회의를 주관해 정신 결의를 다지고 경계 시스템 보강 방안을 논의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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