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태광실업 기획 세무조사를 폭로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등장으로 파행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20분께 민주통합당 안민석, 최재성 의원과 무소속 박원석 의원은 청사 밖에서 대기하던 안 전 국장을 국감장 옆 사무실로 데려가려다 이를 막는 국세청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었다. 안 전 국장은 2009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표적 세무조사했다는 것과 포스코의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소유라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안 전 국장이 의원들과 나타나자 국세청 1층 경비를 맡은 방호원들은 5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전원을 모두 끄고 그의 청사 내 진입을 몸으로 막았다. 야당의원들은 “국정감사장으로 데려가려는 게 아니라 의원 간담회가 목적”이라며 “국회의원의 국정 활동을 방해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보좌관들까지 가세해 육탄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방호원들의 제지도 만만치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10여분 동안 대기한 안 전 국장은 “오랜만에 친정집에 간담회 참석 차 왔는데 나를 원천봉쇄까지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뒤늦게 1층에서 충돌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재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위원장에게 정회를 요구한 뒤 1층으로 내려와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대기하던 안 전 국장과 야당 의원들에 가세했다. 야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은 엘리베이터 옆 계단으로 진입을 시도, 몸싸움 끝에 안 전 국장을 국감장 옆으로 데려가는 데 성공했다.
오전에는 국세청 국정감사장에서 안민석 의원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 동영상을 공개하고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측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사실상 질의를 중단하려 하자 강길부 위원장이 수용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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