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통행세’ 등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私益) 추구 행위를 강력 제재하기로 했다. 특히 그룹 계열사에 제품, 용역, 상품 등을 집중 발주ㆍ의뢰하는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지원 기업뿐 아니라 혜택을 받은 계열사도 제재해 부당이득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제출한 업무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총수 일가 사익추구 행위 규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지원기업뿐 아니라 수혜기업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부당 내부지원 행위 때 지원을 받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이 때문에 수혜를 입은 업체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부당 내부지원으로 인한 이득은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였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수혜 기업은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가 대부분이어서, 수혜 기업이 배당을 통해 총수 일가의 사익을 추구해도 사실상 제재 수단이 없었다.
공정위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에서 별다른 역할 없이 수수료만 받아 챙기는 소위 ‘통행세’ 관행도 규제키로 했다. 아울러 부당 지원행위 금지 조항과 별도로 아예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금지’하는 조항을 관련 법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담합 등 소비자 피해가 크거나 악의적인 법 위반행위는 고발을 원칙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ㆍ고발지침도 개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무적 고발 사유을 신설하고 현재의 포괄적 고발 예외조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반복적인 법 위반에 대한 고발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대ㆍ중소기업 공정거래협약의 평가 기준을 제조ㆍ유통ㆍ건설ㆍ정보서비스 등 업종별로 세분화하고, 2차 이하 협력사로 자금지원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의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해 집중화 문제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소비자 보호대책의 일환으로 피부관리, 성형 분야 등의 부당광고 행위도 엄중 제재키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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