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내분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박근혜 후보 리더십에 대한 비판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박 후보 혼자서 모든 것을 주도하고, 모두 박 후보만 바라보는 선거대책위 운영 방식을 수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시절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구로갈릴리교회 목사는 10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무성씨가 온 들 새누리당이 바뀌겠느냐"며 "근본적으로 바뀔 분은 박 후보이며, 이 분의 리더십이 문제"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박 후보의 리더십이 권위적이고 폐쇄적이어서 모든 당의 논의 기구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문제를 의논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박 후보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물 영입과 선대위 인사부터 대선 공약 수립까지 모든 것을 후보가 직접 관장하는 선대위 운영 방식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당이 바뀌어야 하고, 당이 바뀌려면 박 후보의 생각과 당 운영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순형 전 의원도 전날 "박 후보 위기의 근본 원인은 1인 지배체제, 박 후보의 리더십에 있다"며 박 후보의 리더십을 거론했었다.
당 안팎에선 이러한 문제가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후보의 정치 스타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각 선대위 기구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박 후보 리더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선에서 실무는 각 선대 기구에 맡기고, 후보는 철저히 주연 배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박 후보 보좌진 4명의 '문고리 권력' 논란도 근원적으론 박 후보의 리더십에서 파생된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박 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한 1998년 이후 14년 넘게 박 후보를 보좌해 왔다. 이재만(46) 보좌관은 정책, 이춘상(47) 보좌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이고, 안봉근(46) 정호성(43) 비서관은 각각 수행과 메시지를 맡고 있다. 이들이 단순한 보좌 업무를 넘어 정무 현안 등에까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이 역시 극도로 보안을 중시하고 웬만해선 곁을 주지 않는 박 후보 스타일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인 목사는 "박 후보의 현실 인식이 동떨어지고 대처가 늦는데 주변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을 바꾸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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