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26일 새로운 운용체제(OS)인 '윈도8'에 대한 반도체업계의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믿었던 '윈도 효과'가 이번엔 나타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반도체 시황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Gb DDR3 D램의 업체간 거래가격은 9월말 현재 연중 최저치인 0.86달러까지 떨어졌다. 9월 중순(0.92달러)에 비해 보름 만에 6.5%나 추락한 것이다.
이 같은 가격폭락은 PC판매 수요가 늘어날 것 같지 않기 때문. PC 판매가 늘어나야 주기억장치인 D램 판매도 살아날 텐데, 올해 PC 판매량은 전년 대비 0.5%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PC 판매가 주춤한 것은 사람들이 MS의 새로운 OS인 윈도8을 기다리면서 구입을 미루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D램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판매량 마저 늘지 않고 있다.
업계는 당초 윈도8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했다. 세계 OS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가 새로운 OS인 윈도8을 내놓으면, 새로운 PC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도 회복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막상 윈도8이 나오더라도 D램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전세계 경기가 워낙 침체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윈도8을 장착한 PC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고 기능을 압축해 놓은 태블릿PC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PC제조업체들이 쌓아놓은 D램 재고가 워낙 많아, 신규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PC 제조업체들이 D램 반도체 재고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윈도8이 나오더라도 반도체 판매량 증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로선 PC선물 및 구입수요가 몰리는 미국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를 거쳐 신년까지 이어지는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더라도 반도체 가격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 동안 윈도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PC와 반도체가 특수를 누리던 패턴은 이번엔 나타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서원석 애널리스트는 "D램 후발업체들이 생산을 줄일 때까지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내년도도 D램 반도체의 획기적인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 위주의 D램 후발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문을 닫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 D램 업체들은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일부는 시장에서 퇴출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태블릿PC의 등장으로 PC시대는 끝나고, 반도체 역시 D램 대신 모바일D램 및 낸드플래시의 시대가 열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태블릿PC에 장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램 생산을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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