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이 대성당 공연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모욕했다가 구속 기소된 여성 펑크 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 중 한 명을 석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10일 모스크바 항소법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푸시 라이엇 멤버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30)에 대해 2년간 형집행을 유예하고 석방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무체비치가 푸틴 대통령 모욕 행위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대성당 공연 당시 사무세비치는 경비원의 제지로 성당 단상에 올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대성당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푸틴 대통령을 모욕하는 공연을 한 행위는 종교 신념에 반하는 행위로 유죄에 해당한다고 1심과 같이 판단했다. 그리고 다른 두 멤버 마리아 알료키나(24)와 나데즈다 톨로코니코바(22)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당시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러시아 대선 직전인 올해 2월 모스크바의 러시아 정교회 대성당에서 “성모님 푸틴을 내쫓아 주세요”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가 체포됐다. 러시아 검찰은 이들에게 종교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마돈나와 폴 매카트니 등 서방 유명 인사들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에 이들의 석방을 요구해 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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