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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 악명 높은 마약 두목 사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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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 악명 높은 마약 두목 사살 했지만…

입력
2012.10.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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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멕시코 정부가 잔인함으로 악명 높은 거대 마약 조직의 두목을 사살했다. 하지만 곧바로 시신을 탈취당해 성과가 빛이 바랬다.

멕시코 해군은 9일(현지시간) "해병대와 교전 중 사망한 인물이 마약 조직 세타스의 두목 에리베르토 라스카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해병대는 7일 오후 북부 코아윌라주 프레그레소의 야구장 인근에서 무장한 남성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정지시켰다. 차 안에 있던 남성들이 총과 수류탄으로 저항하자 교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는 차량 운전사와 남성 1명을 사살했다. 사망한 남성의 지문과 얼굴 사진을 확인한 결과 라스카노라는 것이 밝혀졌다.

멕시코의 3대 마약 조직 중 하나인 세타스를 이끌어온 라스카노는 별명이 사형집행인일 정도로 잔학 행위를 일삼았다. 30대 후반으로 알려진 라스카노는 마약조직 단속 임무를 맡은 특수부대 출신이다. 그러다 탈영해 마약 조직에 발을 들였고 이후 세타스를 설립해 마약을 미국으로 유입시키는 주요 루트를 장악하며 특유의 무자비함으로 조직을 급성장시켰다. 2006년에는 경찰관 2명을 참수해 정부 건물에 머리를 내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라이벌 조직원을 납치해 굶어 죽이거나 자신이 기르는 사자와 호랑이의 먹잇감이 되게 했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는 그에게 각각 500만달러(약 55억원), 260만달러(약 29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라스카노의 사살은 멕시코 정부가 2006년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거둔 최대의 성과 중 하나라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내달 임기를 마치는 칼데론 대통령도 9일 "해병대가 멕시코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인 라스카노를 사살함으로써 마약 범죄 1급 수배자 37명 중 25명이 죽거나 체포됐다" 밝혔다.

하지만 라스카노의 사살을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무장세력이 그의 시신을 탈취해 멕시코 정부를 당황케 했다. 코아윌라주정부 관계자는 "8일 새벽 1시께 라스카노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던 장례식장에 얼굴을 가린 괴한이 들이닥쳐 직원들을 제압하고 시신을 영구차에 태워 어딘가로 가져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시신 탈취사건이 마약 조직이 여전히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라스카노의 사망으로 세타스가 혼란에 휩싸일 수도 있지만 라스카노와 경쟁관계에 있던 미겔 트레비노 모랄레스가 조직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모랄레스는 라스카노 못지않게 잔인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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