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으로 불리는 스마트폰 게임'애니팡'. 서비스 시작 2개월만에 가입자가 1,700만명, 하루 이용자가 1,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박을 치고 있다. 과거 유사한 게임도 많았는데 유독 애니팡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 친구들과 하트를 주고 받고 서로 경쟁하며 즐기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특정 고객에게 무엇을 파는(Targeting)' 기존 방식의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을 참여시켜 이들을 상호 연결시키는(Connecting)'방법으로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생수인 '미네워터'병에는 기부 바코드가 그려져 있다. 구매 시 기부 바코드를 찍으면 물 부족 아프리카 국가에 100원씩 기부되는 것. 기부 참여율은 51%, 제품 판매량은 평균보다 244%나 늘었다. 미디어를 통해 기부를 알리는 대신 생수병(상품) 자체가 미디어의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고객과 직접 교류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제일기획은 10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개최한 '2012 디지털 리더스 포럼'에서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 키워드로 '트랜스마케팅(Trans Marketing)'을 제시했다. 트랜스 마케팅이란 고객이 마케팅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 그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고객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마케팅이라는 인식의 벽'을 뛰어넘는 기법을 뜻한다. 이를 위해 기존 마케팅이 갇혀 있는 ▦영역 ▦고객 ▦미디어라는 세가지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애니팡은 고객이라는 벽을 뛰어넘은 사례다.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소비자를 이윤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가치제공의 대상으로 보고, 이들을 연결시킴으로써 기존의 마케팅 벽을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플러스 친구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것을 넘어 좋아하는 햄버거, 연예인 등 새로운 친구를 추가하는 연결기법이, 애니팡 역시 고객과 고객, 고객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마케팅 기업이 적용되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제일기획 김홍탁 마스터는 제품이나 환경 자체가 미디어가 됨으로써 미디어라는 장벽을 허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이마트의 '서니 세일', 버스 안에서 음성광고와 함께 커피향을 뿌려주는 던킨도너츠의 '플레이버 라디오'캠페인을 대표적인'트랜스 미디어'사례로 소개했다.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특정 영역의 전문가가 아닌 영역과 영역 사이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창출해 내는 '사이(인터페이스) 전문가'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영역과 영역, 고객과 기업 사이의 접점에서 기존 마케팅의 한계를 뛰어 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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