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자연산 송이가 풍년이다. 산림조합이 올해 송이버섯을 수매한 지 보름만에 지난해 전체 수매량의 2배에 이르는 등 송이가 풍작을 이루면서 송이축제장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송이 수매를 시작한 이후 24일 현재까지 수매량은 7만9,806㎏, 공판금액은 98억3,000여만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매량 39.2톤 88억6,700여만원보다 물량은 2배가 넘는다. 강원 양양에서는 자체 영농조합법인 차원에서 수매하지만 수매물량은 산림조합 수매량의 3∼4%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역별 수매량은 울진이 11톤으로 가장 많고 영덕 8톤, 강원 삼척 4.6톤, 청송 4톤 등이며 직거래 물량까지 감안하면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송이 수매가 끝날 즈음인 10월 말까지 지난해 보다 4배 이상, 경우에 따라 송이가 대풍을 이룬 2010년(314.5톤)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이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국 송이생산량의 75∼90%를 차지하는 경북으로 전국의 미식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추석 선물용 때문에 생산량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지난해 1㎏에 70만원 이상 호가하던 것이 산림조합 공판가 기준으로 1등품은 18만∼25만원선, 등외품은 7만∼10만원으로 떨어졌다. 추석 이후에는 더 내릴 가능성도 있다.
25일 폐막한 봉화송이축제장엔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렸고, 지난 주말에는 일부 직판장에서 송이가 동이나 일찍 문을 닫는 일도 벌어졌다.
내달 5∼7일 울진금강송 송이축제를 여는 울진도 송이채취 체험 등 체험행사와 송이시식회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이가 흔해지면서 페이스북 등 SNS에는 고기를 구워먹을 때는 물론 송이라면을 끓여 먹는 사진도 심심치 않게 올라올 정도로 송이풍년을 실감케 하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올해는 송이생산량이 많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축제 이후에도 지역 식당에서는 국내 최고 품질의 송이를 맛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이 풍작에 따른 불청객도 어김없이 찾아 왔다.
최근 경북 상주에서는 송이를 무단 채취한 혐의로 3명이 절도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등 불법 채취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채취권자들은 산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등 송이 채취보다 지키기에 더 많은 에너지를 낭비할 정도다.
이와 함께 영덕 울진 봉화 등 송이 주산지에서는 도시에 사는 지인들이 송이를 구입해 달라는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도 생기고 있다. 김모(50ㆍ경북 영덕군)씨는 "산림조합 공판가는 문자 그대로 공판가로 공판수수료와 경매인 마진, 포장비 등 1㎏에 몇 만원의 추가비용이 드는데, 속도 모르고 공판가대로 구입해 주길 원해 난처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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