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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에서 통원, 먹는 약보다 주사… 정신보건 선진국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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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에서 통원, 먹는 약보다 주사… 정신보건 선진국 패러다임 변화

입력
2012.09.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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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보건 선진국들은 10여 년 전부터 정신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 입원보다 통원치료를 유도하고, 지역사회에서 경증 환자를 보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환자가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먹는 약보다 주사 처방을 독려하고 있다.

대만에선 전국 100여 개 병원이 조현병 환자에 대해 홈케어 서비스를 진행한다. 의료진이 한 달에 1, 2번 환자의 집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해주는 방식이다. 홈케어 서비스에 참여하는 병원은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조현병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은 전액 국가가 지급한다. 대만 정부는 또 중증 조현병 환자를 위해 병원 근처에 기숙사를 지었다. 환자가 낮에는 일터에 나가고 저녁에는 의료 혜택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원봉사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운영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이런 기숙사가 150여 개나 된다.

호주 빅토리아주에선 지난 10여 년 동안 장기 입원이 많았던 대형 정신병원이 대부분 폐쇄됐다. 대신 인구 1만명 당 병상 1개 정도 규모의 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이 열흘 미만의 단기 입원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웃 일본은 전국을 300여 개 의료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병상 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통원 치료를 유도하는 중이다.

독일은 최근 조현병 환자들이 거부감 없이 한 달에 한번씩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전문의료시설(Depot room)을 만들어 시범운영하고 있다. 18개월 동안 이 시설을 이용한 환자들의 입원일수를 조사한 결과 이용 전 3,598일보다 이용 후 501일로 86%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뿐 아니라 많은 유럽국가들이 환자와 가족, 의료진에게 매일 먹어야 하는 약보다 이 같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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