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가 된 싸이가 귀국한 25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25개국 140여명의 학자들이 모이는 제6회 세계한국학대회가 개막해 싸이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뤘다. 25, 26일 이틀간 열리는 행사에서 한류는 경제ㆍ사회ㆍ문화ㆍ정치ㆍ문학ㆍ예술ㆍ과학 등 총 14개 분과 가운데 문화ㆍ인류학 분과의 주제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 사회학자 파울라 이아데비토(부에노스아이레스대 교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상영된 한국영화가 현지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논문에서 "한국영화가 한국과 한국인, 현지 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줄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출신으로 멕시코의 K팝 확산 요인을 분석한 나옐리 로페스 로차 한세대 교수는 "인터넷과 K팝이 한류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2003년 배우 안재욱의 팬클럽이 처음 생긴 이래 현재 약 100개의 한류 팬클럽이 있으며, 이들 덕분에 일본이나 중국 문화에 비해 작긴 해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 학자 미셸 카밀 코레아(출라롱콘대 교수)는 한국 TV 드라마를 중심으로 필리핀의 한류를 분석했다. 그는 필리핀의 20~40대 직장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필리핀의 일하는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강인한 여성상에 가장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이면서 씩씩하고 열정적인 드라마 속 한국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한류의 긍정적 요소에 주목한 논문이 주를 이룬 가운데, 한류에 정작 '한국'이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김영주 연구원은 "예컨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는 한국 역사나 문화가 없다"며 "한국인들이 싸이의 성공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대리만족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K팝 등 한류 진흥에 막대한 예산을 쓰는 정부가 전통음악 지원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이 빠진 한류'와 대조적인 사례로 브라질 전통음악 삼바에서 나온 보사노바와 트로피칼리아의 세계적 인기를 거론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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