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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10년… LG 바닥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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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10년… LG 바닥 쳤다

입력
2012.09.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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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權不十年)의 허망함은 어느새 또 다른 10년의 세월로 이어졌다. 1990년 창단해 '권세'를 누리던 LG는 2000년대 들어 몰락의 전조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2003년부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역사를 써야 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전무한 기록이다. LG의 마지막 우승은 롯데(1992년)에 이어 두 번째 오래된 1994년이다.

선수단 위에 군림해 온 프런트-소통 단절, 강제 리빌딩의 말로

LG는 마지막 가을 무대였던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김성근 감독을 경질했다. 내정된 이광환 감독이 부임했지만 그 역시 오래 가지 못했다. 2003과 2004년 6위에 머문 뒤 지휘봉을 반납한 이 감독은 "LG에 부임했을 때부터 고참들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고 말했다. 은퇴한 서용빈, 유지현은 물론이고 이순철 감독과의 불화로 트레이드된 이상훈이나 각서 파동 끝에 FA 이적을 한 김재현도 결국 큰 틀에서 구단의 방침에 따른 수순이었다. 10년 간 가장 좋은 성적인 2007년 5위로 마친 김재박 감독은"베테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선 시즌 LG는 간판타자 이병규를 자매 구단 주니치에 뺏겼다. 지난해엔 조인성과 이택근을 놓쳤다. 프런트의 안이하고 고압적인 태도는 소통 단절로 이어졌고,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내 몰았던 구단은 선수들이 스스로 떠나게 만든 꼴이 되고 말았다. 인사가 만사이거늘 팀 쇄신을 명분으로 단행한 물갈이가 늘 독이 묻어 있는 화살로 되돌아왔다.

10년 간 감독이 7차례(2006년 양승호 감독대행 포함), 사장과 단장이 4차례 바뀌었지만 일선 실무진의 잦은 교체는 사실 더 심각한 문제였다. 홍보팀장과 운영팀장만 5명씩 거쳐갔다. FA, 용병, 신인 '잔혹사'보더 더 중요한 건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란 아주 단순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김기태호의 미래는?

LG 사정에 밝은 야구계 인사는 "지난해 멤버에 올해 같은 팀 분위기였다면 4강에 진출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LG의 포스트시즌 탈락은 지난 9년의 이유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 한 마디로 역부족인 시즌이었다. 바꿔 말하면 팀워크와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만큼은 되살아났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고참을 전폭적으로 중용했고, 선수들에게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지금 같은 분위기만 유지된다면 내년 성패는 분위기 탓이 아닌 무조건 전력의 문제다. 올해 가능성을 발견한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한다는 전제 하에 류제국이 가세하고,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붙잡아 둔다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올 시즌도 결코 강팀으로 진화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박용택(0.302)과 이병규(0.298)가 여전히 팀 내에서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고, 젊은 유망주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동수(41)는 내년이면 프로야구 최고령 타자가 된다. 이제는 제대로 된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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