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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니 뽑히는 돼지, 부리 잘리는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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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니 뽑히는 돼지, 부리 잘리는 닭

입력
2012.09.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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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가축들에게 삶이란 살을 찌우는 과정일 뿐이다. 돼지는 태어나자마자 꼬리와 생니 8개가 잘린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돼지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공격적인 이상 행동을 막기 위함이다. 좁은 케이지에 갇힌 닭 역시 서로를 쪼지 않도록 부리가 잘린다. 경제논리에 따라 빨리 키워지고 희생되는 사육 가축들. KBS 1TV가 26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환경 스페셜'은 가혹한 사육 동물의 현실을 점검하고 동물과 사람, 환경에 모두 좋은 축산 모델을 제시한다.

코로 땅을 파는 습성을 가진 돼지. 흙 속의 미네랄과 미량 원소를 섭취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이다. 뿐만 아니라 돼지는 본래 잠자리와 배설하는 곳을 구분하는 청결하면서 영리한 동물이다. 그러나 좁고 불결한 공장식 축사 환경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돼지를 둔하고 더러운 동물로 인식한다. 차가운 콘크리트 축사 안에서 돼지는 본래의 습성을 빼앗긴 채 살고 있다.

이렇게 공장식 밀집 축산으로 사육된 가축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많은 양의 항생제를 투여해 결국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약 6개월 간 전국을 휩쓸며 3조원 이상의 피해를 낸 구제역. 살처분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적으로 돼지 330만여 마리가 생매장됐다. 전문가들은 공장식 밀집 축산으로 더 큰 피해를 야기했다고 진단한다.

프로그램은 복지 축산이 확립된 축산 선진국 독일의 사례를 통해 가축의 존엄성을 지켜주며 인간의 건강과 환경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현지 농가의 친환경 사육 현장부터 축산품 판매까지 전 과정을 따라가 본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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