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4일 "5ㆍ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한 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이날 발언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과거사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기존 입장을 전향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지난 10일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두 개 판결이 있었다'는 발언 논란으로 과거사 논쟁이 부상한지 2주일 만에 나온 입장이다. 박 후보는 이와 함께 "국민 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은 저의 가장 큰 비전"이라며"100% 대한민국은 1960~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을 받았고 현재도 그 아픔이 아물지 않은 분이 저와 동참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을 만나고 더 이상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 배경과 관련,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왔다"며 "국민들은 딸인 제가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국민을 잘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목표와 고뇌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 시기의 업적도 언급하면서 "하지만 압축적인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로는 굴곡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 받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 받은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아주 힘든 일이었는데 참 잘하셨다고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정말 필요한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떨어진 뒤에 국민 여론을 의식해 내놓은 고육책일 뿐"이라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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