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제의 원조격인 '대구현대미술제'가 33년 만에 대구에서 새롭게 부활한다. 달성문화재단은 10월5∼7일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일원에서 '2012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를 연다. '강변 랩소디'를 주제로, 자유로운 형식과 열정으로 울려 퍼지는 현대미술의 축제로 열린다. 이번 행사의 책임큐레이터인 박소영씨(52ㆍ사진)씨를 통해 행사 배경과 내용, 향후 계획 등을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_이번 행사의 취지 및 배경은.
"1974년부터 79년까지 6년간 5차례 열린 '대구현대미술제'는 당시 대구미술의 실험정신과 우수성을 전국에 알린 계기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현대미술제가 생겼고, 부산과 광주, 전북, 강원 등에서도 현대미술제가 촉발됐다. 특히 제3회 행사가 열린 낙동강변 강정은 1977년 5월1일 하룻동안 200여명의 작가들이 집단 이벤트를 벌인 기념비적 장소다. 그때 그날의 감동을 같은 장소에서 재연, 대구현대미술제를 계승할 것이다."
_대구현대미술제는 그 이후 어떻게 됐나.
"1980년대 들어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하면서 지역의 유능한 작가들도 서울로 많이 옮겼고, 미술제도 흐지부지됐다. 대구현대미술제는 상업주의와 서슬 퍼런 유신체제에 맞서던 예술적 항변과 전위성, 실험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이후 대구에서 유사한 행사는 지금까지 없었다."
_누가 어떻게 진행하나.
"당시 대구현대미술제 핵심멤버였던 이강소, 최병소, 이건용, 김구림, 이명미씨, 그리고 당시 학생신분이었던 이교준씨가 그때의 실험정신을 계승하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또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호득씨 등도 동참, 모두 14명의 작가들이 강정보 일대에서 야외설치와 퍼포먼스, 강정보 내 물문화원에서 영상과 회화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_행사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는.
"사전 답사에 나선 참여 작가들이 4대강 공사로 강변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포플러와 모래사장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아쉬워했다. 작가들은 이번 변화를 예술적 감성으로 승화, 작품에 반영할 것이다."
_향후 계획은.
"30여년의 시공을 넘은 이번 행사를 통해 대구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미술의 '탈수도화' 계기를 마련하겠다. 앞으로 2, 3년 간격으로 현대미술제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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