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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25일] 비로소 균형 잡힌 박근혜 후보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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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25일] 비로소 균형 잡힌 박근혜 후보 역사인식

입력
2012.09.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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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ㆍ16과 10월 유신, 인혁당(재건위) 사건에 대한 인식을 크게 수정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거듭 사과했다. 그 동안의 논란에 비추어 때늦은 감이 있지만, '박정희의 딸'이라는 특별한 처지가 낳은 주관적 인식을 말끔히 털어내고 국민적 시각에 맞춘 '공적' 인식에 이른 것은 여전히 평가할 만하다. 이날 회견에 "한 아버지의 딸아 아니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서 나왔다"는 스스로의 말처럼 비로소 제1당 후보에 걸맞은 역사인식에 이르렀다.

그는 세 사건이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훼손하고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시인하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은 피해자와 가족에 거듭 사과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1960ㆍ70년대의 역사적 공과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 잡힌 인식의 피력이었다. 그는 "우리 현대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가 인정하듯, 건국 이후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근거도 들었다. "그런 성취를 이뤄낸 우리 국민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밝혀 '역사 성공'이 특정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의 공(功)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압축적 발전의 과정에서 상처와 아픔, 굴곡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노동자 희생과 인권 침해를 주된 예로 들었다.

특히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자칫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공으로 민주주의 후퇴를 변명하려는 일부 보수우파적 시각과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대사 인식을 그대로 옮긴 듯하다. 민주통합당이 "상당히 전향적"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것도 그러한 판단을 전제하고 있다.

이로써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은 일단락된 셈이다. 그래도 남은 논란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성공한 현대사'란 평가에 인색한 다른 후보의 몫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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