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중국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내수시장이다. 중국에 공장을 지어 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투자 보다는, 이제 13억 중국 소비자 자체를 겨냥한 내수형 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화장품이나 식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에 이어, 소득수준향상에 따른 헬스케어, 진공청소기 등 IT, 전자분야까지 진출 분야도 다양화하고 있다.
24일 SK텔레콤은 중국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티엔롱의 지분 49%를 인수, 현지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의료용 분자진단기기와 시약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데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국의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의료산업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면서 "티엔롱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체외진단기기 분야에서 주요 제품군과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프리미엄 자연가습청정기 '페이퍼(Paper)'를 상하이에서 처음 출시했다. '황사의 나라'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시장은 매년 약 36%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동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중국 공기청정기 내수 시장의 성장 속도는 글로벌 시장보다 4배 가량 빠르다"며 "다양한 프리미엄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에 이어 이번엔 슈퍼마켓(SSM) 부문까지 중국에 진출시켰다. 롯데슈퍼는 27일 중국 베이징에 첫 해외SSM인 상지점, 안정교점을 연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슈퍼마켓산업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0.1%에 이른다. 핵가족화, 도시화로 근거리 소량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점점 더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중국에 100개 점포가 있는 롯데마트와 멤버십 제도와 상품 구매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올 연말까지 10개점, 2014년까지 100개점을 열 예정이다.
CJ그룹의 중국사업도 식자재, 베이커리 뚜레쥬르,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 내수분야가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모두 중국 중산층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것이다. CJ오쇼핑의 중국 현지 자회사 동방CJ도 진동파운데이션, 자체브랜드(PB)패션잡화 럭스앤버그 등 국내 인기상품을 판매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 식품 업체 가운데는 SPC의 파리바게뜨가 최근 중국에 100호점을 열었고, 오리온은초코파이, 자일리톨 껌 호조에 힘입어 올해 9,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0년 8,300만명이던 중국 지방도시의 중산층 인구가 2020년에는 2억8,8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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