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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아티스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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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아티스트의 귀환

입력
2012.09.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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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아티스트'의 귀환이다. 2002년 메이저리그(뉴욕 메츠) 승격과 함께 102타자 연속 무4사구를 기록했던 그의 별명은 아직 유효했다. 서재응(35ㆍKIA)의 폭발적인 페이스가 시즌 막판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나이로 36세인 그는 직구 스피드가 시속 140㎞도 채 되지 않는데다 현란한 변화구 구사 능력도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3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비결은 뭘까.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던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서재응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0㎞를 갓 넘었다. 대부분의 직구는 130㎞ 초ㆍ중반대였다. 하지만 넥센의 강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방망이 중심에 맞힌 타구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이날 주심을 본 나광남 심판원은 "완급 조절이 기가 막혔다"고 평가했다. 빠르지 않은 직구를 가지고도 속도 조절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는 얘기였다. 나 심판원은 "박병호와 강정호가 130㎞ 초반대의 서재응 직구에 밀리더라"면서 "직구 한 구종만 가지고도 속도를 늘였다 줄였다 변화를 주고, 초속보다는 종속이 빠르니 타자들이 종잡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재응도 이날 경기 후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오히려 힘을 빼고 던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물론 공 반 개까지도 마음 먹은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수반된 덕이다.

서재응은 KIA 입단 첫 해인 2008년 허벅지와 팔꿈치 부상으로 5승5패에 머물렀고, 2009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뛰었지만 역시 기대 이하의 성적(5승4패)에 그쳤다. 2010년 9승(7패)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3.34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최고 성적을 냈지만, 최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 오던 시점이었다. 지난해에도 10승 문턱에서 2승을 남기고 좌절했다. 하지만 올시즌 늦여름부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64의 평균자책점은 전체 3위, 토종 투수 가운데는 윤석민(KIA), 류현진(한화) 등 내로라 하는 영건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최근 6경기에서 36이닝 연속 무실점, 선발로만 따져도 35이닝 연속 무실점의 완벽 투구를 이어 가고 있다. 9월 등판한 5차례 경기(구원 1차례)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무시무시한 페이스다. 올시즌 8승7패를 기록 중인 서재응의 남은 등판은 2차례다. 한국 무대 첫 10승과 선 감독의 선발등판 연속 이닝 무실점(37이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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