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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명품거리 조성 때 학원가 컵밥 거리 풍경도 살리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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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명품거리 조성 때 학원가 컵밥 거리 풍경도 살리도록 해야

입력
2012.09.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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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만 되면 노량진 컵밥 거리는 고시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른바 컵밥은 노점상들 사이에서 컵라면 정도의 크기가 되는 용기에 볶음밥이나 덮밥류를 담아 판매하는 노량진학원가의 명물이다. 김치볶음밥부터 시작해서 함박스테이크덮밥, 참치계란덮밥 등, 메뉴만 해도 수십가지가 넘으며, 보통 2,500원 내외의 '착한' 가격으로 판매되어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빽빽한 학원시간표에 따라야 하는 바쁜 생활과 더불어, 고시원비, 학원비, 독서실비 등을 모두 제 손으로 준비해야 하는 고시생으로서는 이렇게 알뜰한 컵밥이야말로 최고의 식사이다.

그런데, 이런 고시생들의 컵밥 생활이 난관이 봉착했다. 지난 4월에는 식당 대신 컵밥을 찾는 고시생들을 보고 못마땅한 식당 주인들이 집단으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당시에는 컵밥 판매의 단속을 반대하는 고시생들의 여론에 힘입어 컵밥 거리의 존속이 결정됐지만, 구청의 중재안으로 가격이 500원 올랐다.

컵밥 거리 논쟁은 10일에 다시 대두됐다. 동작구청에서 노량진 학원가 일대 '명품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함에 따라, 노량진로16길 등의 지역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거리정비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현재 동작구는 노량진 학원가를 '생활이 녹아있는 거리', '쉬고 머물고 활력이 넘치는 거리', '학원가 정보와 문화의 트렌드가 공존하는 거리'를 이정표로 사업을 실시하고자 한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라 아직 논의 중이긴 하지만 일단 보도 정비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해당 구역에 노점상 철거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실상 컵밥 거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미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중인 동작구청은 지난 1차 단속도 흐지부지 된데다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난감하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미 계획이 다 된 사업이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원만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아직까지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고시생들의 일상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컵밥 거리가 자취를 감추지는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만약 예정대로 계획을 시행한다면, 컵밥 거리는 사라질 것이고, 고시생들은 어쩔 수 없이 식대가 훨씬 비싼 인근 식당이나 고시전문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면 식사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 결국 고시생들은 경제생활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명품거리 조성이 우려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

동작구는 이번 계획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도시 거리의 정비로 구의 이미지 개선과 구민의 생활방식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단순히 컵밥 거리를 밀어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의 인재를 길러내는 노량진학원가의 고시생들의 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거리 조성을 위해 컵밥 거리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보다는, 새로이 조성한 거리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시생도 값싸게 이용하고, 명품 거리 조성 사업의 계획대로 노량진학원가의 생활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주 서강고 1학년 최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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