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24일(한국시간)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2012시즌 PGA 투어도 한 해를 마감했다. 10월 초부터 '가을 시리즈'라고 하는 대회가 4개 열리지만 이 대회는 상금 랭킹 중하위권 선수들이 다음 시즌 출전권 확보를 위해 벌이는 경쟁이다.
마지막 피날레는 '무명'에게
1,000만달러(약 112억원)의 보너스는 브랜트 스니데커(32ㆍ미국)에게 돌아갔다. 스니데커가 1,000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스니데커는 2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ㆍ7,154야드)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스니데커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ㆍ7언더파 273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는 2언더파로 공동 8위.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5위였던 스니데커는 이번 우승으로 2,500점을 받아 총 4,100점을 올렸다. 1위를 달리던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2,827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니데커는 우승 상금 144만달러(약 16억원)와 함께 보너스 우승 상금 1,000만달러를 받았다.
퍼트의 귀재 스니데커
스니데커는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위, 2차전에서 6위에 올랐지만 3차전에서 공동 37위로 떨어져 그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03년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대회에서 우승한 다음해 프로로 전향한 스니데커는 2006년까지 PGA 투어의 2부 투어에서 활동한 뒤 2007년 정규투어에 데뷔, 첫해에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PGA 투어에서 그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스니데커는 올 시즌 평균 비거리 101위(288.7야드), 페어웨이 안착률도 101위(60.5%)에 머물다 보니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쉽게 그린 위에 올릴 수 없었다. 그린 적중률 역시 63.75%(109위)에 불과했다. 이 같은 기록을 가진 스니데커가 매킬로이, 우즈 등을 제치고 페덱스컵 정상에 오른 것은 퍼터 덕분이었다.
스니데커는 거리별 성공률로 점수를 매기는 퍼트 순위에서 0.860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의 점수 0.797과 비교해도 월등한 실력임을 알 수 있다.
스니데커는 이번 투어챔피언십 1∼4라운드 동안 평균 퍼트 수 27.5타(2위), 그린 적중시 퍼트수 1.66타(3위)를 기록해 퍼트의 귀재임을 입증했다.
'골프 황제' 2人 흥행 견인
이번 시즌은 매킬로이와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도했다.
세계 랭킹 1위 매킬로이는 이번 시즌을 통해 '차세대 황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지난 3월 혼다클래식을 시작으로 8월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9월에는 플레이오프 2, 3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과 BMW 챔피언십을 휩쓸어 시즌 4승을 쓸어 담았다.
아쉽게 페덱스컵 우승을 놓쳤지만 상금과 평균 타수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지켜냈다. 올해는 매킬로이를 위한 한 해였다.
우즈도 이번 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2009년 11월 의문의 교통사고에 이은 성 추문이 나오면서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던 우즈는 이번 시즌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2011년 12월 이벤트 대회인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예고한 우즈는 올해 3승을 거두며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정규대회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우즈는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3위에 오르면서 내년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코리안 영건의 선전
한국(계) 선수들 가운데서는 재미동포 존 허(22)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다. 지난 2월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한 존 허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올랐다. 올해 PGA 투어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PGA 투어에 데뷔한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도 상금 랭킹 43위에 오르면서 PGA 투어 무대에 안착했다.
반면 베테랑들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와 양용은(40ㆍKB금융그룹)은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아쉽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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