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하우스푸어 문제의 해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대출 금리가 낮아 다른 상품 대출자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적격대출로 갈아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출시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5조원을 돌파했다. 상품을 내놓은 주택금융공사조차 이런 뜨거운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
2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시한 적격대출은 지난달 말까지 5조4,879억원이 판매됐다. 지난달에만 2조1,341억원이나 늘어, 올해 공급 목표치인 11조5,000억원을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데도 금리는 4% 초ㆍ중반에 불과해 변동금리와 비슷하다. 9억원 이하의 연립주택ㆍ아파트ㆍ다세대ㆍ단독주택을 담보로 최고 5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으며 상환기간은 10∼35년으로 금리상승 시 대출자의 위험을 줄이도록 했다.
이처럼 파격적 금리가 가능한 이유는 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의 대출금액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넘기면 공사는 이를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다. 결국 은행은 장기대출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어 낮은 금리 제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중도상환수수료가 대출을 받은 3년 뒤에는 면제돼 추후 금리인하 시 수수료 걱정 없이 중도상환하고 다른 대출로 옮겨갈 수도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금리상승 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변동금리와 달리 매월 상환해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정해져 있어 상환 가능한 한도액을 정하면 연체할 가능성도 없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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