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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친노色 빼고 비노진영 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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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친노色 빼고 비노진영 껴안기

입력
2012.09.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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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대책위 구상은 '용광로 선대위'로 집약된다. 당내 계파를 총망라하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까지 적극 껴안겠다는 것이다. 이는 친노(親盧)의 그림자를 최대한 지워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대위 인선이 당 쇄신과 맞물린데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출마로 인재 영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직까지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일단 상징성 있는 비노(非盧) 인사들을 껴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친노측과 줄곧 각을 세워온 정동영 상임고문에겐 미래캠프 내 남북경제연합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 답을 얻어냈다. 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대립했던 손학규ㆍ정세균 상임고문을 지난 22일 잇따라 만나 "무엇이든 돕겠다"는 화답을 얻어냈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 후보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꼭 이겨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24일엔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이미 선대위의 골간에서는 비노 인사들이 중용되고 있다. 노영민ㆍ박영선ㆍ이학영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친노 색채가 거의 없는 인사들에게 선대위 구성과 운영의 기본틀을 짜는 기획위원을 맡겼다. 외부에서 영입한 안도현 시인과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위원장도 친노 인사로 보긴 어렵다. 공개적으로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했던 우상호 최고위원에게는 공보단장을 맡겼다. 당 관계자는 "일자리ㆍ복지ㆍ경제민주화ㆍ정치혁신ㆍ남북경제연합 등 5개 부문별 위원회에도 참여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개혁 성향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광로 선대위 구성이 순탄치만은 않다. 우선 당내에선 친노세력을 다독이는 게 쉽지 않은 듯하다. 선대위 구성을 파격적으로 시도하다 보니 비노 인사들의 역할과 위치가 애매해진 측면도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초 선대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구조를 배제했지만 손 고문을 비롯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안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참여 의사를 번복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전문성과 상징성을 갖춘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고 있지만, 야권의 한정된 인재풀을 두고 안 후보 측과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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