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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 北 안막으면 강경조치" 오바마, 2010 서울 G20서 후진타오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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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 北 안막으면 강경조치" 오바마, 2010 서울 G20서 후진타오에 경고

입력
2012.09.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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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갖고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지 않으면 미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자에서 보도했다.

후진타오가 예상치 못한 오바마의 강경 발언에 "무슨 의미인지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하자 오바마는 미국 군함들을 중국 앞바다에 출동시키는 것이 포함된 강경 조치들을 설명했다고 회담 배석자들은 전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중국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로 진입시키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은 천안함 사건의 후속 조치란 표면적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남북문제를 미중문제로 변질시킬 수 있는 태풍의 눈이었다.

이날 8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두 사람의 회담은 이전 여섯 차례 회담과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오바마는 무역 불균형 해결을 위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력 요구하는 등 전에 없이 후진타오를 몰아붙였다. 회의에 배석한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오바마가 베일을 벗는 순간이었다"고 했고 다른 미 관리들도 "대중국 관계의 전환점이었다"고 평했다. 결국 이날 회담은 미국이 대(對)중국 강경노선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당시 정상회담에 앞서 오바마는 집권 2년 동안 중국이 아무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에 지쳐 있었다. NYT에 따르면 희망과 타협의 기대로 시작했던 오바마의 대중관계 인식은 중국이 글로벌 이슈에서 동반자가 되기 힘들다는 환멸로 바뀌어 있었다.

이날 오바마가 후진타오에게 전한 경고는 이후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미얀마를 개방시키며 호주에 해병대를 주둔시키는 '아시아 중시외교'의 전조가 됐다. 벤 로즈 NSC 부보좌관은 "우리는 애초 긍정적 개입을 통해 중국과 어디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시험했다"며 "그러나 2년 만에 강경한 입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강경 선회는 미중 관계 그리고 미국과 아시아 관계에서 미국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오바마의 경고 후 중국은 고위 외교관을 평양에 보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압박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이 이란 문제에서도 점차 책임 있는 행동을 했고, 위기 때 북한을 자제토록 하는 긍정적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의 아시아 복귀 정책은 특히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환대를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몇번이고 계속해 감사하다고 말하는 (아시아)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아시아 정책은 약속을 이행할 국방비가 있느냐는 의문과, 미국의 의도에 대한 중국의 의구심을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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