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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위대, 이슬람 무장조직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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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시위대, 이슬람 무장조직 습격

입력
2012.09.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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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이 일어난 리비아 동부 벵가지시에서 22일 시위대들이 이슬람 무장조직들을 잇따라 습격, 1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 무함마드 모독 영화 및 만평으로 반(反)서방 시위가 한창인 여느 이슬람 국가와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집권기에 반군 활동을 하던 무장세력이 카다피 축출 이후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에 반감을 느끼는 리비아의 특수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리비아 정부는 이날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무장단체를 강제 해산하겠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 수백명이 이날 새벽 무장단체 본부 3곳을 차례로 습격했다. 전날 벵가지 주민 3만여명이 민주주의 확대와 무장조직 해산을 촉구하는 시위를 한 직후였다. 반서방 시위도 함께 열렸지만 수적으로 훨씬 열세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가장 먼저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조직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 계열로 미 영사관 피습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안사르 알샤리아였다. 시위대는 대부분 무장하지 않은 채로, 이 조직이 장악하고 있던 본부 건물 2곳과 병원 건물에 진입해 무기, 탄약, 컴퓨터 등을 약탈했다. 조직 대원들은 공중에 총을 쏘며 잠시 저항하다가 철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또다른 이슬람 무장조직 아부슬림여단 본부를 공격한 시위대는 벵가지 외곽에 있는 라프알라 알샤하티 본부로 향했다. 이 조직은 정부 조직인 통합보안기구로 편입하라는 리비아 정부 요구에 응한 곳 중 하나다. 무장대원과 시위대는 로켓탄 등으로 2시간 동안 교전을 벌여 5명이 숨졌다. 가디언은 이와 별도로 인근에서 무장대원 6명이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알 메가리프 리비아 제헌의회 의장은 "불법 무장조직에 대한 봉기"라고 시위대의 습격을 환영하다가 정부 제휴 조직인 라프알라 알샤하티가 공격받자 즉각적인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AFP통신은 "치안 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무장력을 갖춘 옛 반군 세력에 의존하는 새 정부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리비아 국민 다수는 카다피 축출 후 전횡을 저지르던 무장조직들이 정부와 손잡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안사르 알샤리아는 동부 데르나시에 있는 병영 3곳을 해체하고 이 지역에서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아부슬림여단 역시 데르나에서 철수할 뜻을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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