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최하 빈곤층인 의료급여 수급 대상자들이 가장 많이 고통받는 질병은 정신질환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이유로 정신질환에 대한 의료급여비(수가)를 낮게 책정, 결과적으로 질 낮은 치료를 낳고 있다.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급여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09~2011년) 정신분열증은 500개 질병 종목 중 입원 환자 수와 진료비가 가장 많은 질병으로 꼽혔다. 알코올중독과 알츠하이머병도 입원 환자 수와 진료비가 많은 상위 10개 질병에 속했다.
2011년 정신분열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의료급여 환자는 3만5,266명이었고 폐렴(2만3,352명), 알코올중독(2만1,613명) 뇌경색증(1만4,969명)이 그 뒤를 이었다. 2009년, 2010년에도 정신분열병 입원 수급자는 각각 3만6,932명, 3만4,8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신분열병 총 진료비는 3,620억원(2011년 기준)으로 알코올중독(1,481억원), 알츠하이머병(1,264억원)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의료급여 대상자 중 유독 정신질환이 많자 정부는 이들을 치료한 병원에 주는 의료급여비를 하루 정액으로 제한했다. 통상 건강보험 수가의 60~75% 수준이다. 병원은 고가의 약을 쓰거나 오래 상담을 할수록 손해여서 질 높은 치료를 피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목희 의원은 "의료급여 대상자에게서 정신질환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뇌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음주와 흡연 등 중독성 물질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서민들을 위한 국민정신건강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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